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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에서 월정리까지”…제주 동쪽 자연과 문화, 나만의 숨은 여행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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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에서 월정리까지”…제주 동쪽 자연과 문화, 나만의 숨은 여행지로

배진호 기자
입력

요즘 제주도 동쪽을 찾는 여행자가 늘고 있다. 예전엔 바다와 해돋이 정도로 여겨졌던 이곳은, 이제 자연 탐방과 문화 감성까지 깊이 스며든 여행지의 일상이 됐다.

 

제주 동부, 그중에서도 성산일출봉은 여전히 첫 손에 꼽히는 해돋이 명소다. 분화구 능선이 붉게 빛날 때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셔터 소리가 쏟아진다. 그 옆 섭지코지는 돌출된 해안과 거친 바람, 기암괴석이 엮어내는 장관으로 도심을 벗어난 자유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출처: 한국관광공사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가족 단위 방문은 물론, 혼자 ‘나만의 순간’을 찾아 나서는 여행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선 아이부터 어른까지 해양생물과 해녀 시연, 오션 공연 등으로 채워진 시간에 푹 빠져든다. 한편, 빛의 벙커 전시장에선 명화와 음악, 미디어아트가 섞여 감성을 자극한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용눈이오름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 오름’ 중에서도 완만해서 누구나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 정상에 오르면 성산일출봉과 드넓은 우도, 그리고 초록 들판이 한눈에 펼쳐진다. 산 아래 스누피가든에서는 ‘피너츠’ 캐릭터와 어울리는 포토존, 실내외 전시를 따라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이들도 많다.

 

숲길을 걷고 싶다면 비자림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2,800여 그루 비자나무가 만들어내는 푸르고 깊은 천년 숲길은, 바다와 다른 조용한 위로를 안겨준다. 백사장과 에메랄드빛으로 유명한 김녕해변, 카페와 포토존이 어우러지는 월정리도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스노클링, 산책, 감성 사진 모두 가능한 ‘로컬’의 매력이다.

 

관광 해설사 한지연 씨는 “제주 동쪽에는 자연뿐 아니라 문화적 경험까지 어우러진 곳이 많다. 바람을 맞으며 오름을 오르고, 미디어아트에 잠시 머무는 시간이 각자에게 작은 쉼표가 된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시끄러운 곳 대신, 소소한 절경들과 감성 DJ 카페에서 여유를 찾았다”는 후기가 SNS 곳곳에서 이어진다.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아이와 함께 했던 해양 공연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월정리 바닷가에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작고 사소한 이동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멀어진 일상에 다시 숨을 돌리는 시작이다. 이곳에서 만난 바람과 명화, 자연 속 산책길은 단순한 휴가 그 이상으로 남는다. 지금 제주 동쪽은 우리 마음에 오래 머무를 단단한 풍경을 선물하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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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빛의벙커#제주동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