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질주”…안태규, 록 보이스 폭발→가면 뒤 뜨거운 여운
밝은 조명을 받으며 무대에 선 안태규는 숨을 고르는 순간마저 무게감 있게 채웠다. 객석을 두른 고요한 긴장과 설렘, 가면 뒤로 흐른 땀방울, 손끝에 선명한 각오가 공기를 휘감았다. 노래가 시작되자 특유의 시원한 음색과 섬세한 미성이 한순간 벼랑 끝 고백처럼 번졌다. 오랜 기다림과 순수한 꿈, 록의 거침없는 열정이 그 미성 안에 깊이 배어 있었다.
드래곤포니의 보컬 안태규는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무대에서 판정단과 시청자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충격을 선사했다. '용용 죽겠지'란 별명으로 첫 등장을 알린 그는, 첫 무대에서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노래하며 담백하고 청량한 보이스로 단숨에 존재를 각인시켰다. 감성을 절제한 호흡과 빛나는 완급 조절의 무대가 보는 이들에게 색다른 몰입을 건넸다.

이어진 2라운드에서 안태규는 혁오의 ‘TOMBOY’로 섬세함과 단단함, 풋풋함과 불꽃처럼 쏟아내는 에너지를 함께 끌어냈다. 무대 위 청춘의 열정이 폭발하면서 시청자들은 소년과 록커, 두 얼굴을 오가는 감정에 깊이 물들었다. 마지막 라운드, 더 크로스의 ‘당신을 위해’에서 최고조에 달한 샤우팅은 객석을 울렸고, 엔딩 포즈로 무대를 채우던 절박한 손짓은 록의 진심을 담았다. 판정단에서는 “보이스가 무기다”, “록의 새 계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가면을 벗은 안태규는 “꿈꾸던 무대에 모든 걸 쏟아 후회 없다”고 진심을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록 무대를 동경해온 그가 밴드 드래곤포니를 이끌며 국내외 콘서트와 대형 페스티벌을 연이어 매진시키는 저력은, K-밴드신을 새롭게 써내려가는 신예의 무한한 확장을 보여준다. 따뜻한 감성과 열정, 그만의 색으로 무대를 장악한 안태규의 존재감은 변함없는 울림과 꿈에 닿는 열정을 남겼다.
안태규와 드래곤포니의 진솔한 서사, 벼랑 끝에서도 빛나는 무대의 강렬한 에너지는 아직도 시청자들의 귓가를 맴돈다. 새로운 보컬과 에너지를 기다렸던 음악팬들에게, 록이라는 장르의 가능성과 미지의 감동을 다시 쓰게 한 밤이었다. 드래곤포니는 오는 6월부터 9월까지 부산, 서울, 인천, 말레이시아 등지의 대형 페스티벌 무대를 잇따라 펼칠 예정으로, 음악 팬들의 기대 또한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