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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중이 더 위험하다”…덴마크 연구팀, 사망률 분석 결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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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중이 더 위험하다”…덴마크 연구팀, 사망률 분석 결과 공개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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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중이 과체중이나 경도 비만보다 오히려 조기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대규모 인구집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덴마크 오르후스대병원 연구진이 66세 전후 성인 8만5000여 명의 건강 데이터를 이용해 체질량지수(BMI)와 사망률의 연관성을 5년에 걸쳐 추적한 결과, BMI 18.5 미만 저체중군이 정상 체중(22.5~25)과 비교해 사망 위험이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와 학계는 기존의 ‘저체중이 건강하다’는 통념을 경계하면서, ‘적정 체중 유지’가 건강관리의 핵심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오르후스대병원팀이 도출한 핵심은 BMI 18.5 미만의 저체중 그룹에서 조기 사망 위험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는 점이다. 반면 과체중(BMI 25~30)이나 경도 비만(BMI 30~35)은 정상군과 사망률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고, 심지어 중증 비만(BMI 40 이상)조차 저체중군만큼 위험수위에 미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체중감량을 무조건적인 건강 지표로 여기는 기존 대중적 인식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특히 일부 경도 비만 그룹에서 건강 지표가 양호하게 유지되는 ‘Fat but fit(뚱뚱하지만 건강한)’ 현상이 체계적으로 관찰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저체중에 의한 사망 위험의 과학적 배경에는 대사 기능 저하, 면역 취약, 근육 손실 등이 거론된다. 이와 달리 정상 혹은 경도 비만군은 일정 수준 이상의 체지방·근육량 덕분에 질병 방어력과 생존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해석도 제시된다. 수년에 걸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BMI 기준에 따른 건강 위험도 차이가 단순한 체중 수치를 넘어서 다양한 생리학적 요인과 맞물린다는 점이 드러났다.

 

다만 연구진은 BMI가 기저 질환의 결과일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실제 저체중 환자 중 일부는 암, 심장질환, 기타 만성질환 등으로 인한 체중 감소가 조기 사망과 연관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시그리드 비에르게 그립스홀트 박사는 “저체중의 사망 위험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현상이며, 반드시 지나친 감량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임을 강조했다.

 

세계적으로는 최근 들어 “비만도 위험하지만, 저체중의 조기 사망 위험은 더욱 극명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BMI 별 건강 위험도를 세분화한 인구집단 연구가 잇따르고 있으며, 의료계는 새로운 기준점 마련 논의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체중 관리에 대한 사회적 지침, 보험정책, 건강검진 기준 등 현행 체계를 재점검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건강·체중의 단순 지표가 아닌, 생물학적 다양성과 개인별 맞춤 관리 필요성에 대한 전환점을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저체중 예방과 개인별 건강 목표 설정을 위한 서비스 개발 움직임도 가속할 전망이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 의료 기준 재정립 및 대중 인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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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후스대병원#bmi#저체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