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웅, 부친 그리움 안고 전시 임박”…아픔 딛고 묵직한 다짐→예술로 남긴 가족의 흔적
따스한 미소 뒤에 감춰진 깊은 상실감, 배우 박기웅이 부친의 갑작스러운 비보를 담담하게 이겨내며 다시 예술가의 길 위에 섰다. 전시 준비로 바빴던 나날 중 맞이한 아버지의 소천은 박기웅의 일상에 큰 파장을 일으켰으나, 그는 가족과의 약속, 예술에 대한 약속을 지켜내기로 결심했다. 박기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현재의 마음과 전시를 이어가는 과정, 그리고 가족을 향한 진심을 솔직하게 전했다.
박기웅은 올해 세 차례의 전시를 마치고 오롯이 신작으로만 구성된 네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던 중, 6월 7일 돌연 아버지를 잃었다. 출품작 완성의 마지막 고비에서 닥친 슬픔에도 그는 전시를 연기할지 망설였지만, “아버지는 약속을 소중히 여기시던 분”이라는 생각에 전시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선택했다. 어머니에게 “이거 하고 올게. 잘 마무리하고 돌아올게”라며 조심스레 뜻을 전한 뒷모습에는 가족을 향한 무거운 책임감과 예술가로서의 고뇌가 묻어났다.

이번 전시는 박기웅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더했다. 인테리어 일을 하던 아버지, 미술적 재능이 뛰어난 동생과 함께 8개월 이상 고민하며 완성한 조형 작품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을 보이기 때문이다. 작업 내내 세 사람이 한 공간에서 함께하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고, 그 과정에서 박기웅은 종종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시련과 시행착오가 뒤섞인 시간에도 “깨질수록 늘고 있다”는 가족의 응원이 든든한 힘이 돼주었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공동 작업이라는 의미에서 그는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하다고 고백했다. “아빠, 아들 잘했지?”라고 당당히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 그리고 아직 넘지 못한 슬픔과 남은 과제들에 대한 고백이 진하게 배어난다.
박기웅은 “간이 필요하겠지만 천천히 나아가겠다”며 여전히 진행 중인 슬픔을 안고 앞으로의 다짐을 전했다. 삶이 완전히 뒤집힌 순간에도, 그는 가족과 함께 견뎌내며 예술이라는 형태로 사랑과 상실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박기웅이 아버지의 빈자리를 예술로 메우며 완성한 이번 전시는 지난 1년여 준비 끝에 조형 작품 중심으로 7월 중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