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 논란 재조명”…권서연, KLPGA 롯데오픈 실격→룰 숙지 아쉬움
초여름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의 푸른 페어웨이를 밝히던 권서연의 라운드는 뜻밖의 순간, 뼈아픈 교훈으로 남았다. KLPGA 투어 롯데오픈 2라운드에서 홀가분하지 못한 미소와 함께 코스를 떠난 권서연의 표정에는 실책의 무게가 짙게 묻어났다. 예상치 못한 규정 착오는 개인의 집중력만큼이나 선수 간 격차를 만드는 중요한 변수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했다.
문제의 장면은 13번 홀에서 나왔다. 권서연은 두 번째 샷이 페널티 구역인 연못으로 들어갔다고 판단해 새로운 공을 드롭했다. 하지만 몇 발자국 옆 러프에서 기존의 공이 살아 있는 것을 곧장 발견했고, 망설임 없이 그 공으로 플레이를 이어가 그린을 공략했다. 그러나 골프 규정에 따르면, 페널티 구역 진입을 가정하고 새 공을 투입했다면 기존 볼은 더 이상 사용이 제한된다. 룰을 넘겼던 당시, 동반 선수들은 물론 경기 관계자 모두 현장에서 이를 즉시 파악하지 못해 혼란이 깊어졌다.

이후 14번 홀까지 경기가 진행된 뒤, KLPGA 경기위원회는 제보를 받고 15번 홀 티박스에서 권서연과 확인 절차를 거쳤다. 규정 위반이 확정되며 실격이 통보된 순간, 현장은 숙연해졌다. 경기위원회는 “저촉된 부분이 명확한 만큼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히며 한치의 예외도 없음을 강조했다. 동반 선수들 역시 규정의 엄격함을 새삼 체감한 하루였다.
SNS와 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험이 많은 프로선수라도 룰 숙지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잔인하게 느껴질 만큼 냉정한 규정 적용 아래서, 사소한 착오조차 치명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이 중무장한 선수들에게도 다시 적용됐다.
권서연의 조기 탈락은 남은 롯데오픈 라운드와 순위, 상금 경쟁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KLPGA 투어를 달구는 뜨거운 열기는,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만큼 룰 준수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조용히 퇴장한 권서연의 얼굴에 남은 여운은, 홀을 떠난 뒤에도 팬들과 동료들에게 작은 숙제를 남겼다. 남은 라운드는 4일부터 계속될 예정이며, 이번 실격 사례는 KLPGA 투어 전체에 룰 교육 강화와 선수들의 신중한 플레이를 촉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