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7년 만의 만루포 폭발”…이원석, 한화 홈팬 환호→두산 4연패 고개 숙였다
뜨거운 초여름 밤,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는 이원석의 만루 홈런이 공기를 가르는 울림을 남겼다. 그라운드 위에 쏟아지는 박수 소리와 함께,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팬들 앞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장식한 이 한 방은, 팀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강렬한 선언처럼 다가왔다.
한화 이글스는 1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9대1, 압도적인 승리를 기록했다. 총 15안타를 몰아친 한화 타선은 경기 내내 연타와 집중력을 선보이며 상대 마운드를 공략했다. 특히 2회말 1사 만루에서 이원석이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쏘아 올린 좌월 만루홈런은 데뷔 7년 만에 터진 첫 그랜드슬램이자,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기록된 올 시즌 1호 만루포로 남았다.

승기를 잡은 한화는 이후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두산이 4회초 양의지의 솔로홈런으로 잠시 반격 분위기를 냈지만, 이어진 5회말 다시 노시환의 2루타와 채은성의 적시타로 격차를 더 벌리며 흐름을 이어갔다. 6회말에도 채은성이 2타점 적시타로 맹타를 이어갔고, 8회말 두 점을 추가하며 경기의 무게추를 완전히 잡았다.
이날 한화 선발 조동욱은 5이닝 4안타 2볼넷 2삼진 1실점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며 데뷔 첫 승과 1세이브를 동시에 올렸다. 반면 두산은 선발 최원준이 4와 3분의 1이닝 동안 8안타 5실점으로 흔들리며 시즌 6패째를 기록, 조성환 감독 대행 체제에서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경기 후 이원석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결과를 홈에서 만루홈런으로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팀 연승에 보탬이 돼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관중석에서는 “이원석 만루포, 정말 전설적인 순간” 등 팬들의 환호와 찬사가 이어졌다.
한화가 2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선두권 추격에 박차를 가한 반면, 두산 베어스는 4연패의 늪에 빠져 리그 9위에 머무르게 됐다. 다음 경기에서 한화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두산은 SSG 랜더스와 원정에서 각각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지친 하루 끝, 묵직한 한 방이 유쾌함을 남긴 밤이었다. 대전의 팬들은 이 특별한 기록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한화의 새로운 스타가 뜨는 순간을 경기는 말없이 기록했고, 야구라는 이름의 드라마는 또 한 번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