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위험 57% 감소”…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실사용 데이터로 경쟁 격차 확대
비만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에서 새로운 변곡점을 맞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대표 GLP-1 기반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최근 발표된 실사용 데이터에서 경쟁사 일라이릴리의 터제파타이드 제제(마운자로, 젭바운드)보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심혈관 관련 사망 위협을 최대 57%까지 줄였다. 업계는 이번 연구를 ‘비만치료제의 심혈관 안전성 경쟁’에서 의미 있는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노보노디스크는 5월 31일(현지시간) 유럽심장학회(ESC 2025)에서 당뇨병이 없는 비만 및 심혈관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EER 실사용(RWD) 연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연구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대표 GLP-1 약물 터제파타이드(마운자로, 젭바운드)의 심혈관계 효능을 직접 비교한 것이다.

핵심 결과에 따르면, 비만 및 심혈관 질환 동반 환자에게서 위고비는 터제파타이드 대비 장기복용(30일 이상 중단 없을 시) 기준 주요 심혈관 사건(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전체 사망) 위험을 57% 감소시켰다. 실제로 3.8개월의 추적 조사에서 위고비 투여군은 심혈관 관련 사건 0.1%, 터제파타이드 투여군은 0.4%를 기록했다. 치료 중단 기간을 포함한 전체 집단 비교에서도 위고비의 사망 위험 감소 효과는 29%에 달했다. 특히 위고비는 기존 임상 데이터(CLEAR-OUTCOME 연구)뿐 아니라 이번 실사용 데이터까지 확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대한 임상적·현장 적용 근거를 모두 충족했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은 최근 비만치료 및 당뇨 관리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치료 영역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지난해 국내에서 비당뇨 비만 환자 심혈관 사건(MACE) 위험 감소 적응증을 새롭게 획득했다. 신규 데이터는 위고비가 경쟁 약물과 비교해 비당뇨·고위험군 대상, 보험 등재 설득력 등에서 차별적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위고비와 함께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젭바운드가 대표 제품군이다. 일라이릴리는 72주 임상에서 최대 22.5% 체중감소라는 강점을 내세운다. 이번 결과에 대해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노보노디스크는 신속한 적응증 확대 전략이 강점이고, 일라이릴리는 제형 효율성과 복용 편의성에 집중한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기준으로도 GLP-1 계열 약물은 고위험군 환자 의약적 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할 잠재력이 크다.
GLP-1 신약이 심혈관 질환 및 대사질환 영역 전체로 적응증이 확장되면서, 각 국 규제·보험 판단도 본격화되고 있다. 위고비는 미국 FDA에서 비만 환자 외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까지 최종 적응증을 승인 받았다. 국내에서도 당뇨가 없는 비만 환자에 대한 보험 등재가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사용 데이터는 노보노디스크가 시장 내 임상 우위와 실제 적용 가능성을 동시 확보했음을 시사한다. 의료현장 내 선택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심혈관 보호를 핵심 척도로 한 비만·대사 신약 경쟁이 실제 처방 시장에서 어떻게 반영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