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80년 설계자들, 기적의 청사진”…인물의 선택에 운명 흔들렸다→성장 뒤 빛과 그림자 집중 조명
광복의 함성이 가득했던 그 첫 아침, '한국경제 80년 설계자들'은 가녀린 희망의 씨앗을 심은 인물들의 모습으로 생생하게 시선을 붙든다. 폐허로 잿더미가 된 거리마다, 안동혁 상공부 장관을 비롯해 국가 기반을 세우려는 선택의 순간들이 선명했다. 판단 하나, 결단 하나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꿔놓던 순간, 시대의 거친 굴곡 속에서 설계자들이 그려낸 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물줄기를 만들었다.
대한민족을 가로지른 가난의 거센 바람 앞에서는 언제나 뜻을 품은 사람들이 있었다. 정유공장에 불을 밝히려 동분서주한 대한석유공사의 전민제, 그리고 '석유 주권'을 되찾으려 했던 뜨거운 밤들이 화면을 채웠다. 스웨덴 조선소에서 치밀함을 익힌 신동식, '냄비도 못 만드는 나라'란 조롱 너머에서 분석과 실천으로 산업 토대를 그린 김재관의 도전도 조명됐다. 이들의 이면에는 숫자로, 과학으로, 반복되는 시행착오로 겹겹이 쌓인 전략이 자리했다.

거대한 분기점을 그은 순간들, 중화학공업 과잉투자와 국제적 압박이 덮치던 시련의 밤이 있었으며, 플라자 합의와 3저 호황, 수출 대한민국의 높은 벽을 뛰어넘은 설계자들의 손끝에는 늘 현실의 긴장감이 따라붙었다. 경제적 번영 뒤에 자리한 진짜 질문들, 성장과 안정 사이를 끊임없이 가로지르던 선택의 연속이 깊은 울림을 남겼다.
위기 앞에 흔들렸던 심장도 조명된다. 1997년 외환위기 전국민이 스스로 금을 내던진 순간, 반도체 신화를 쓴 이병철 회장, 금융실명제를 펼쳐 경제 투명성을 높인 김영삼 전 대통령, 그리고 무역의 새판을 짠 노무현 정부의 여정이 교차한다. 한미 FTA 협상에서 고독하게 질문을 반복하던 김현종 통상협상본부장의 뒷모습은 새로운 시대의 선택지로 연결됐다.
20세기 말, 김대중 대통령의 강단 있는 신념 속에서 펼쳐진 전자혁명과, 크고 작은 청년 창업가 이해진, 이재웅, 이택경의 소박한 동아리 방에서 시작된 IT 신화까지. 모바일과 플랫폼, K-POP, 뷰티, 식품 등 다양한 산업을 가로지르는 오늘의 변화 흐름은 결국 또 다른 설계의 주체를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외부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폴 콜리어, 마크 레빈슨, 제프리 프리든 같은 세계경제 석학들의 분석은 다시 질문을 던진다.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
광복 80년을 맞아, 대한민국 번영의 이면과 빛과 그림자를 가로지른 거대한 경제사의 여정이 깊은 공감과 성찰을 이끌어낸다. ‘한국경제 80년 설계자들’ 1부는 8월 14일 밤 10시 KBS 1TV에서 첫 방송되고, 이어지는 2부 틀을 세우다, 3부 전환, 4부 새로운 설계가 매주 같은 시간에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