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힐링, 둘 다 잡는다”…여름, 경남 숨은 여행지에 발길이 몰린다
여름이면 자연 속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멀리 떠나는 호캉스가 여행의 대세였지만, 지금은 온전히 자연에 기대 잠시 쉬어가는 여행이 일상이 됐다. 소박하지만 강렬한 자연 풍경 속에서 마음을 힐링하고, 나만의 호흡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실제로 올해 들어 SNS에는 경남 곳곳 ‘숨은 명소’ 인증샷이 급증했다. 함안 강주해바라기마을에서는 노란 해바라기를 배경 삼아 가족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진주 월아산 숲속의 진주에서는 조용한 산책길을 걷는 사진, 거제 저구 수국동산에서는 형형색색 수국 앞에서의 커플 인증샷이 여름의 낭만을 전한다. 피서객들 사이에선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보다 자연 그 자체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기다려진다”는 공감이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발걸음과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경남도관광재단에 따르면 여름철 자연 명소 방문객이 최근 3년 새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주해바라기마을, 월아산 숲길, 저구 수국동산 등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 비중이 높고, 상주은모래비치같은 해변은 캠핑족과 레포츠 마니아가 몰리고 있다. 내원사계곡의 시원한 물줄기와 통영 이순신공원의 한적한 산책로도 재충전을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입소문이 퍼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로컬 자연 힐링’ 트렌드로 정의한다. 박소영 관광칼럼니스트는 “다시 자연을 찾는 이유는 단순 피서가 아니라, 일상의 소음으로부터 한걸음 물러서기 위함”이라며 “계절에 따라 바뀌는 경남의 풍경이 일상 회복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가까운 자연 속에서 걷고, 느끼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여행의 본질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족과 해바라기 밭을 뛰어다니니 잠시라도 세상 시름이 잊혔다”, “상주은모래비치에서 여유롭게 파도소리를 들으니 그간 고단함이 씻겼다”는 인증이 이어진다. 바쁜 도시인에게 자연은 더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 회복의 한 방식이 된 분위기다.
작고 평범한 여행지에서 휴식과 새로운 에너지를 찾는 것. 경남의 여름 명소들은 소소한 선택이 결국 삶의 균형을 찾아주는 통로임을 보여준다. 바쁜 일상으로 숨이 가빴던 이들에게, 이 여름의 자연이 한템포 쉬어가는 리듬을 선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