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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서 수백억 금융사고”…국내 은행, 현지 내부통제 미흡 드러나
경제

“해외법인서 수백억 금융사고”…국내 은행, 현지 내부통제 미흡 드러나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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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해외 법인에서 최근 1년간 수백억 원대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현지 내부통제 시스템의 취약성이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진출 확대 속 현지점검 체계가 미흡한 데 따른 리스크가 불거졌다고 분석한다. 은행업계의 해외 리스크 관리 방향에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KB뱅크’에서는 현지 채용 직원이 대출 기준에 맞지 않는 부적절 대출을 진행한 배임 혐의가 확인됐다. 이 사고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1년간 발생한 것으로, 사고 금액은 17억6,500만 원(자체 집계)으로 드러났다. KB국민은행은 자체점검 중 의심 정황을 파악해 현지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해당 직원은 직무에서 즉각 배제됐으며 현지 수사기관에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착수했다. 아울러 임직원 교육과 내부통제 강화 방안도 즉시 시행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베트남 현지은행서 수백억 금융사고…국내 시중은행 일제히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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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역시 베트남 법인(신한베트남은행)에서 2023년 3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임직원의 37억4,880만 원 횡령 사고를 6월 21일 공시했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우리소다라은행)에서도 현지 수출기업이 제출한 신용장에서 허위 내용이 발견돼, 사기성 거래 금액이 7,850만 달러(약 1,078억 원)에 달한다고 6월 2일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그룹을 신속히 현지에 파견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채권보전 등 손실 최소화에 나섰다.

 

연이은 사고에 은행업계는 내부 통제망의 허점과 현지 직원 관리 미흡을 인정하며 사후 점검과 교육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진출 속도가 빨라지면서, 내부통제와 현지점검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부분이 있다”며 “지속적인 사후관리와 현지 직원 교육 강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평소 글로벌 진출이 확대될수록 내부 통제, 현지 직원의 부정 방지 시스템이 기업 신뢰 및 대외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는 평가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은행권은 자체 사고 점검 체계와 교육 강화, 통제 시스템 보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손실 규모와 회수 가능성, 추가 법적 조치 결과에 따라 국내 은행의 해외 리스크 관리 정책 변화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국과 은행권은 현지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전방위적인 내부통제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은 글로벌 사업 확장세, 현지점검 체계 보완 여부 등 주요 변수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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