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브퍼, 비야 더 내려라”…슬픔 삼킨 거친 보컬→새로운 음악 정체성의 탄생
래퍼 디브퍼가 단순한 랩을 넘어선 거친 울림으로 또 한 번 대중의 감성을 자극했다. 신곡 ‘비야 더 내려라’는 마치 깊은 밤 빗속을 거니는 듯한 서정과, 웅장한 록의 힘이 공존하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힙합 특유의 리듬감 위에 인디 감성과 강렬하게 치고 나오는 보컬이 어우러지며, 음악을 들을 때마다 내면 깊은 곳을 두드리는 듯 진한 여운을 남겼다.
노래는 아픔과 후회, 그리고 희미한 희망이 겹겹이 쌓인 감정선으로 문을 연다. “전부 내게 오거라, 비야 더 내려라”라는 직설적 가사에서 느껴지는 간절함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 치유와 새로운 출발에 대한 염원을 추동한다. 무엇보다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끝없이 쏟아지는 빗물처럼 껴안으려는 용기를 노래하며, 디브퍼만의 꾸밈없는 화법으로 한층 성숙해진 내면을 드러낸다.

이 곡의 진가는 그 안에 숨은 이야기에 있다. 감정을 직면하는 것이 서툴렀던 한 사람이, 내리는 비를 매개로 자신의 아픔을 흘려보내는 서사는 듣는 이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반복되는 비 소리와 함께 흐르는 멜로디는 무너짐을 회복으로 바꾸는, 음악만의 따스한 위로를 내포한다.
디브퍼는 ‘주황색의 old town’, ‘잘 모르겄어!’, ‘난 이렇게 살어!’, ‘니가 죽었으면 좋겠어’ 등 매번 솔직한 언어와 선명한 정서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확장해왔다. 이번 ‘비야 더 내려라’에서는 촉촉한 감성과 한층 성숙해진 음색, 그리고 변주의 폭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로칼하이레코즈 소속 아티스트들과 함께 자신만의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그려가며, 국내 인디 힙합 트렌드를 새롭게 이끌고 있다.
‘비야 더 내려라’는 4일 정오,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정식 발매됐다. 힙합, 인디, 록의 감각이 교차하는 신곡 속에서 디브퍼가 보여줄 음악적 여정에 리스너의 기대가 한껏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