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드럼통 끄는 소녀 가장 곁에서”…바다 건너 사랑, 절망 속 희망의 불씨→아이들의 눈물이 저려온다
어린 미소와 굳은 손끝이 공존하는 마을의 새벽, 배우 이정은은 ‘바다 건너 사랑 시즌4’를 통해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잠비아 아이들의 곁에 닿았다. 척박한 땅을 맨발로 누비는 이들을 따라 카메라는 절망보다는 그들의 뜨거운 숨과 여린 눈빛을 고요히 응시했다. 드럼통을 끌며 내일을 지탱하는 소녀 가장의 뒷모습, 작은 손에 묻은 흙과 땀은 서로를 감싸는 사랑의 흔적이 됐다.
이정은은 해바라기 꽃밭을 힘겹게 가로지르는 삼 형제와 함께, 매일의 생존이 기적임을 마주했다. 15살, 16살에 이미 가장이 된 아이들의 어깨에 놓인 삶의 무게를 바라보며 그는 깊은 탄식을 삼켰다. 특히, 10살 미리암은 부모와 할머니를 이어 가족의 모든 짐을 스스로 짊어졌다. 20킬로그램에 달하는 드럼통을 굴리며 한 끼를 위한 묵묵한 노동을 이어가야 했고, 학교에서의 일상을 그리워했지만 가난이 자꾸만 그 꿈을 밀어냈다. 그러나 미리암은 가족의 빈 그릇 앞에서 결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그 굳은살 박힌 손에는 자신뿐 아니라 동생을 지키려는 어른의 다짐이 함께 남았다.

밀프레드는 밭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가조차 받지 못한 채 야생 열매를 찾아 동생과 또 하루를 견뎠다. 부모님을 잃고 삼촌의 학대까지 버틴 남매, 작열하는 햇볕에 채찍마저 흔한 이들 곁에선 배고픔과 상처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았다. 밀프레드는 신에게 왜 이런 고통이 내렸는지 털어놓으며, 아이 같지 않은 깊은 눈으로 삶을 바라봤다.
대니얼 삼 형제의 가장, 대니얼 역시 곪아간 다리로도 동생 손을 놓지 않았다. 시장에서 얻은 땅콩 봉지에 담긴 소박한 희망, 굶주림 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망은 동생들이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작디작은 바람이었다. 대니얼은 자신의 미래보다도 동생이 편안한 내일을 걷기를 바랐다.
이정은이 슬며시 내밀었던 따스한 손길은 지친 아이들에게 낯선 온기를 남겼다. 방송은 차가운 밤, 서로 등을 맞대며 잠드는 아이들의 일상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큰 시련 앞에서도 잊지 않는 웃음, 손끝에 깃든 가족애, 넘을 수 없는 현실임에도 꿈을 품는 그들의 용기에 깊은 울림이 전해졌다.
‘바다 건너 사랑 시즌4’는 절망과 가난, 상처와 꿈이 교차하는 잠비아의 아이들 이야기다. 어른의 책임과 사회의 온기가 필요한 지금, 방송이 전하는 희망의 불씨는 화면 너머 많은 이들의 가슴을 데운다. 당장 내일조차 불확실한 땅에서 유일한 희망을 안고 걷는 아이들의 내밀한 성장기는 7월 4일 금요일 밤, KBS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