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와 정신장애 유전자 구조”…분당서울대병원, 맞춤의료 새 방향 제시→진단·치료 패러다임 전환

분당서울대병원과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으로 이어지는 국내 공동 연구진이 최근 음주 문제와 조현병 등 주요 정신장애의 유전적 교차 구조를 대규모로 분석하며 정밀의료 시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수십만 명의 유전자 변이를 토대로, 알코올 의존과 같은 음주 문제와 다양한 정신장애가 한 뿌리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유전적 연결고리를 세밀하게 밝혀낸 이번 연구는 미래 진단과 맞춤형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는 43만 명에 달하는 다인종 대상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GWAS) 데이터를 통해, 알코올 문제와 조현병 사이에 약 73%라는 압도적 비율의 공통 유전 변이가 존재함을 규명했다. 신경성식욕부진증(65%), 자폐스펙트럼장애(60%), 양극성장애(50%),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46%), 그리고 우울장애(39%) 역시 비슷한 맥락을 공유했다. 분석 결과, TTC12 및 ANKK1 유전자와 같은 도파민계 신호전달 조절 유전자가 공통된 근원임이 드러났다. 도파민계 유전자는 뇌의 동기, 보상, 충동 조절에 관여하며, 해당 질환에서 나타나는 행동 양상의 생물학적 기초를 설명하는 주요 단서가 되고 있다.

연구진은 유전적 상관관계와 함께 정밀한 통계 기법을 도입, 음주와 정신장애를 아우를 새로운 표적 치료제의 개발 근거를 제시했다. 이는 알코올 문제가 단순한 습관이나 환경 요인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조절력 저하, 사회적·심리적 악화 등 복합적인 정신·신체적 고통과 밀접하게 얽혀 있음을 시사한다. 명우재 교수는 “이중 질환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기전의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라고 강조했으며, 원홍희 교수 역시 “질환 간 유전적 연관성 입증은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획기적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연구는 SCI(E) 등재 국제학술지 ‘아메리칸 저널 오브 시카이어트리’에 게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유전체 분석이 정신장애 임상 현장의 진단과 예후, 나아가 예방적 개입전략까지 과학적 근거 기반의 맞춤의료 발전에 실질적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