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절차 단일화”…강남세브란스, 원스톱 협약으로 효율성 제고
뇌사자 장기 및 인체조직 채취의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협력 체계가 국내 바이오의료 현장에 도입됐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최근 재단법인 한국공공조직은행,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과 함께 ‘뇌사자 장기·인체조직 원스톱 채취 협약’을 맺었다. 원스톱(One-stop) 체계의 도입으로 이제 뇌사자의 장기와 인체조직을 동시에 신속하게 채취할 수 있게 돼, 이식 대기 환자 관리 및 기증 활성화에 새로운 동력이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약이 기관 간 실무 협력과 기증자 예우 체계 강화 등, 장기기증 문화를 뿌리내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협약식은 지난 5월 29일 강남세브란스병원 대회의실에서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는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 장호연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장 등 보건의료·기증 지원기관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세 기관은 뇌사 장기기증자 관리를 강화하고, 기증 활성화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며, 장기와 인체조직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실무 시스템 구축에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기존에는 뇌사자 장기와 인체조직을 따로따로 관리·채취함으로써 의료자원 운영 비효율과 현장 대응 한계가 있었다. 이번 원스톱 체계 도입으로 채취 절차와 기증자 예우, 보호자 안내 등 실무 전반이 표준화되고, 신속 대응이 가능해진 점이 의의다. 특히 기증자와 보호자가 체감할 수 있는 안내와 배려가 한층 강화돼, 장기기증의 사회적 의미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이식 대기자 관리, 예우 체계화 등 IT·바이오 융합 시스템 적용 확장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미국, 유럽 주요국은 국가 차원의 장기기증 통합 관리 체계를 지속 발전시키고 있다. 기관 간 실무 연계가 미흡하던 국내 의료 현장에선 이번 ‘실무 일원화 협약’이 정책·기술적 전환의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이미 지난 1월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뇌사장기기증자 관리 협약도 체결한 바 있다. 구성욱 병원장은 “장기이식은 한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구하는 숭고한 결정”이라며 “다기관 협업을 통해 일원적 절차와 문화 확산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원스톱 채취 체계를 갖춘 이번 협력모델이 실제 의료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데이터 연계와 공공기관 간 역할 배분의 효율화도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으며, 생명나눔을 둘러싼 제도와 사회적 가치간 균형이 장기적으로 성장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