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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수사,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소환”…윤석열 체포지시·비화폰 삭제 정황 수사 집중
정치

“내란음모 수사,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소환”…윤석열 체포지시·비화폰 삭제 정황 수사 집중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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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혐의와 관련해 조은석 특별검사팀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지시 의혹을 둘러싼 갈등이 한국 정치권에 충격파를 던졌다. 최근 비화폰 통화기록 원격 삭제 정황까지 드러나며 정국이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9일 오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홍 전 차장이 제기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인·법조인 체포 지시’ 관련 사실관계를 재차 확인하고, 동시에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통화기록이 원격 삭제된 시점의 상황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홍장원 전 차장은 계엄 당일 밤 10시 53분경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서 전화를 받았고,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직접 지시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이 포함된 체포 명단이 불려졌다는 구체적인 진술도 있다.

 

이번 특검 수사팀이 지난 6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당시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비상계엄 발표 상황을 언급하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며 국정원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과 관련 정황이 담겼다. 이는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과 국정원, 방첩사 지휘부 간 계엄 실행 전후 행동을 조직적으로 조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최근 경찰 특별수사단은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임의제출받은 비화폰 서버 기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비상계엄 사태 사흘 뒤인 12월 6일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통화기록이 원격으로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12월 6일은 윤 전 대통령이 홍장원 전 차장을 경질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던 시점이기도 해, 수사팀은 삭제 지시와 경질 시점의 연관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여야는 일제히 강경 반응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주의 파괴 시도에 대한 전면적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음해에 불과하다"며 특검 조사 확대의 배경을 문제 삼고 나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특검 영장 청구에 이어 홍장원 전 차장에 대한 직접 수사가 이어지면서 내란음모 수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정치권은 이번 특검 소환이 12·3 비상계엄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특검팀의 추가 소환과 수사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 관련자 기소 등 정국이 극도의 긴장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검은 확보된 비화폰 서버 기록 등의 디지털 증거를 토대로 추가 진술과 증거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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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윤석열#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