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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에 집중해야”…트럼프, 머스크 신당 창당에 공개 견제 파장
국제

“경영에 집중해야”…트럼프, 머스크 신당 창당에 공개 견제 파장

조현우 기자
입력

현지시각 6일, 미국(USA)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식적으로 신당 ‘아메리카당’ 창당을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결별 이후 머스크의 정치 전면 등판에 트럼프 행정부와 재계, 그리고 양당 구도 속 미국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머스크가 ‘아메리카당’ 창당을 공식화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에 서명한 직후인 지난 5일로,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찬반 2대 1 비율로 신당 창당에 찬성이 더 많았다”며 “오늘 ‘아메리카당’이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상원 2~3석, 하원 8~10곳 격전지에 선별적으로 후보를 내는 전략을 내세웠다.

취재진과 대화하는 트럼프[로이터=연합뉴스]
취재진과 대화하는 트럼프[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대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현지시각 6일 “머스크가 이끄는 여러 회사 이사회는 그가 경영에 집중하길 바란다”며 “정치행보를 이사회가 탐탁지 않아 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견제했다. 실제로 투자회사 아조리아 파트너스는 테슬라의 ‘콘벡시티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일정을 돌연 연기하며, 머스크의 정치 행보에 따른 경영 안정성 우려가 경제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머스크의 신당 창당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핵심 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드러냈다. 베선트 장관은 과거 머스크가 재무장관 후보 인선 과정 및 연방정부 구조조정(정부효율부·DOGE) 관련해서도 백악관과의 갈등이 빚어진 전례를 언급, 전략적 불협화음이 여전함을 내비쳤다.

 

경제계에서도 경영과 정치의 양립 가능성에 신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아조리아 파트너스의 제임스 피시백 CEO는 “이사회가 머스크의 정치적 야망을 직접 들을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와 경영진 사이의 긴장감이 클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미국 제3정당의 등장은 쉽지 않은 길로 평가된다. 한편 머스크의 ‘아메리카당’ 실험은 과거 시어도어 루즈벨트, 로스 페로 등 미국 정치사 제3세력 등장과 유사성을 띠지만, 온라인 팬덤과 대중적 영향력이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의 돌발 도전에 미국 정계와 시장 모두 긴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NN과 CNBC 등 주요 매체도 머스크 신당이 선거구 판세 변화와 기득권 구도 자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과 경제계, 그리고 머스크 산하 기업 이사회 모두가 이번 신당 창당 움직임을 주시하는 가운데, 오는 중간선거에서 ‘아메리카당’이 실제 표심을 얻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현 제도상 장애물이 크지만 머스크의 네트워크와 자본이 새 바람을 불러올 여지가 있다”고 진단한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갈등이 정치·경제·이념 지형을 어떻게 흔들지, 그리고 미국 유권자의 선택이 어디로 이어질지 예측은 불투명하다. 이번 신당 실험이 향후 미국 정치의 판도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지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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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머스크#아메리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