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317과 0.316”…문성주·신민재, 끈질긴 집념→LG 타선 극적 반전
비에 젖은 덕아웃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었다. 문성주와 신민재는 서로의 배트를 두드리며 묵묵히 힘을 모았다. 두 선수의 서사에는 무거운 침묵 대신 절실함과 근성이 스며 있었다. 7월 2일 기준, 문성주는 타율 0.317로 리그 7위, 신민재는 0.316으로 9위에 오르며 LG 트윈스 타선에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었다.
2024 KBO리그에서 LG 트윈스는 젊은 선수, 베테랑 그리고 이십대 후반 중고참들의 균형 속에 역동성을 더했다. 염경엽 감독은 팀 선수 구성에 대해 "우리 팀 주축 선수는 젊은 선수 60%, 베테랑 40%로 구성됐다"고 설명하며, 조화로운 팀워크의 힘을 강조했다.

특히 시즌 초반 휘청였던 신민재와 문성주는 각각의 성장 드라마를 써냈다. 신민재는 5월 11일 기준 0.191까지 하락한 타율을 2군에서 조정한 뒤 7월 6일 이후 한 번도 3할 밑으로 떨어뜨리지 않았다. 리그 전체가 투고타저 경향을 보이는 와중에도 신민재의 꾸준한 타격 감각은 팀을 지탱했다.
문성주의 반등 곡선은 한층 더 가파랐다. 4월 타율 0.261, 5월 0.222로 주춤했던 그는 6월 0.352, 7월 0.351, 8월 0.352로 3개월 연속 월간 0.350 이상을 기록했다. 5월 말까지 0.240으로 주저앉았던 시즌 타율을 7월 2일 0.317까지 끌어올렸고, 확실한 중심 타자로 자리를 굳혔다.
신민재의 야구 인생은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2015년 인천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두산 베어스 육성 선수로 시작해 LG로 이적, 대주자로 남을 것 같던 운명에서 벗어나 2023년부터 2루수 주전 경쟁에 뛰어들었다. 2024시즌에는 128경기 규정 타석까지 소화하며 자신의 역량을 입증했다.
문성주 역시 고교 시절 프로 입단의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2018년 드래프트 하위 순번으로 LG 유니폼을 입고 도전을 이어갔다. 2022년 1군 주전 도약에 성공한 그는 올해 규정 타석을 채우며 첫 공식 3할 타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선수 모두 신체 조건의 한계를 꾸준한 훈련으로 극복했다. 신민재는 "밥 먹고 치고, 자고 일어나면 또 연습했다"며 자신의 루틴을 밝혔고, 문성주는 연습량 증가와 꾸준함에서 성장의 해법을 찾았다. 홍창기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팀 타선에서, 두 선수는 각각 팀 내 타율 1, 2위를 기록하며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LG 트윈스는 FA 영입 선수와 함께 육성 신화의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는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성장통과 좌절, 희망이 교차하는 그라운드에서 신민재와 문성주의 행보는 2025시즌 LG의 또 다른 중심축을 예고하고 있다.
구름 낀 저녁, 야구장의 불빛 아래 두 선수의 땀방울은 조용히 반짝였다. 빗속을 뚫고 울려 퍼진 응원은 선수들의 긴 여정에 깊은 위로를 건네고 있었다. LG 트윈스의 다음 경기는 9월 5일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