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55.9% 급감”…DS부문 재고 평가손실 1조 원 반영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5.9% 급감하며, 글로벌 반도체 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으로 2분기 매출 74조 원, 영업이익 4조6천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09% 감소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년 전(10조4천억 원)과 비교해 55.94% 줄며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됐다.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약 1조 원대로 잠정 집계됐다. 1분기(1조1천억 원) 대비 소폭 나아졌지만, 지난해 2분기(6조4,500억 원)를 크게 밑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이번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실제로 DS부문에는 1조 원 안팎의 재고 평가손실이 반영됐다. 재고평가 충당금은 메모리 시세 하락에 따른 손실을 선제적으로 비용 처리하는 회계 방식이다. 이번 2분기엔 개선 제품(HBM3E 12단) 이전 고대역폭 메모리가 주로 평가 손실 대상이 됐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낸드플래시 시장 불황과 고객사 수요 감소, 가격 약세가 계속되며 실적 둔화가 이어졌다. 지난해 4조 원에 달했던 DS부문 내 낸드의 영업이익도 올해 적자 전환 우려가 제기됐다. DS부문 내 파운드리 사업 역시 미국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제한 등 외부 변수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다. 비메모리 계열인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 모두 2분기 적자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호조에 힘입어 2분기 9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란 관측에 주목하고 있다. 1분기까지 합산 시 상반기 영업이익 16조 원 돌파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가 실적 저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영업이익이 바닥을 찍었고, 하반기에는 D램 내 HBM비중 확대와 신규 고객사 유치, 비용 효율화가 진전되면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 내 공급망 확보와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한 추가 대책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목표로 HBM3E 12단 제품의 퀄 테스트, 차세대 HBM4 양산,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 본격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낸드 부문은 고부가가치 SSD 비중 확대와 공급 조절로 수익성 회복을 노린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사업 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메모리 업황 개선과 첨단 반도체 경쟁이 실적 반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