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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치른 뒤 국민 우울감 줄고 민주주의 만족도 상승”…강우창 교수 연구 결과
정치

“대선 치른 뒤 국민 우울감 줄고 민주주의 만족도 상승”…강우창 교수 연구 결과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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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갈등이 팽배했던 대선 이후, 국민 정신건강이 개선되고 민주주의 만족도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른 소속 진영을 불문하고 유권자의 우울감이 전반적으로 완화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선이 가진 사회적 치유 기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국회에서 개최된 한국정당학회·국회입법조사처 공동학술회의에서는 서울대학교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이 실시한 ‘제21대 대통령선거 전후 유권자 패널조사’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조사에서는 2025년 5월 21일부터 30일, 6월 5일부터 1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64명을 대상으로 정치 심리·사회적 태도 등을 측정했다.

강우창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진은 PHQ-9 우울증 검진 도구(27점 만점, 10점 이상 우울증 기준)를 활용한 분석에서, 대선 전후 유권자의 우울증 점수가 6.41점에서 5.74점으로 0.68점 하락했다고 밝혔다. 민주주의 만족도 역시 같은 기간 5.43점(10점 만점)에서 5.71점으로 0.27점 상승했다. 강 교수팀은 "지난 대선은 정치적 혼란 속 유권자들의 우울감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고 해석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대선에서 패배한 진영을 지지한 유권자들까지 정신건강 지표가 향상됐다는 점이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이들까지도 대선 이후 우울감 감소 효과를 경험했다.

 

학술회의에서는 대선 후보 TV토론 중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여성 신체와 관련해 논란성 표현을 사용한 것이 유권자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다뤄졌다. 고려대학교 박선경·유금희 교수 분석에 따르면, 해당 발언을 문제로 인식한 유권자들은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이들보다 이준석 후보에 대한 호감도 감소 폭이 컸다. 이러한 경향은 선거 전후를 비교해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유튜브·팟캐스트 등 뉴미디어 매체가 정치적 양극화에 미친 영향(서찬석 중앙대 교수), 지지 후보에게 분노·반대 후보에게 혐오감 등을 느끼는 정치 심리 현상(하상응 서강대 교수) 등 다양한 관련 연구들이 이날 함께 소개됐다.

 

각종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정치적 충돌과 정서적 갈등이 치열했던 대선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심리적 상태를 회복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국회와 학계는 향후 이런 집단심리 변화가 한국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며, 유권자 심리와 선거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추가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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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창#이준석#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