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윤 어게인” 외치던 지지자들, 윤석열 두 번째 구속에 허탈한 표정 속 해산
정치

“윤 어게인” 외치던 지지자들, 윤석열 두 번째 구속에 허탈한 표정 속 해산

한유빈 기자
입력

구속영장 발부라는 극적 국면 전환에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사법 당국이 맞붙었다. 영장심사 당일 새벽,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인 200여명의 지지자들에게 두 번째 구속 소식이 전해지며 현장은 깊은 허탈감과 긴장에 휩싸였다. 지난 1월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경험한 법원과 경찰의 경계가 한층 강화된 상황에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10일 오전 2시 12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 앞.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현장에 전해지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울음과 욕설이 잇따랐다. 한 집회 사회자는 “망하기 일보직전이었던 나라가 이제야 완전히 망한 것 같다”며 특검을 거칠게 비난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허공만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는 등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태극기를 흔들며 “말이 안 된다”며 오열했고, 방송 카메라를 향해 거친 언사를 내뱉었다.

시위대는 영장 발부 후 1시간여 만에 점차 해산했다. 경찰 50여명은 시위대가 완전히 흩어질 때까지 안전펜스 앞을 지키며 현장을 통제했다.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법원 앞에서 윤 전 대통령 구속 반대 구호를 외치며 밤새 집회를 이어가다가, “판사들을 압박하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지키던 일부는 새벽이 되자 자진 해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시각, 서울구치소 앞에 모인 또 다른 100여명 역시 영장 발부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눈물을 터뜨리거나 펜스를 발로 차며 감정을 표출했다. 전날 서초동 일대 시위에는 지지자 1500여명이 모이면서 ‘서부지법 난동’의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경찰의 철저한 통제와 시위대 내부의 자제가 맞물려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과 법원은 과거 서부지법 사태의 교훈을 바탕으로 한층 엄중한 대응을 펼쳤다. 당시 난동 사건으로 현재 96명이 재판을 받고 있고, 법원이 잇따라 중형을 선고하고 있어 불법행위에 대한 강경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 분위기다. 경찰은 당초 30개 부대 2000명 투입 계획에서 45개 부대 2700명가량으로 병력을 늘렸고, 법원 입구에는 치안요원과 직원들이 신분증·소지품을 꼼꼼히 점검했다. 안전펜스, 경찰버스, 차벽이 곳곳에 설치됐다.

 

시위대 내부에서도 '도의적 경계' 움직임이 감지됐다. 한 지지자는 현장 집회에서 “서부지법 사태 같은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도발에 넘어가 폭력은 쓰지 말라”고 직접 경고했다. 밤늦도록 이어진 폭염과 현장 통제, 그리고 지지자 일부의 서울구치소 이동 등도 시위 규모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구속이 야권 결집과 여권 내 파장 모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향후 검찰의 추가 수사와 국회 내 공방 여부, 국민 여론의 향배에 이목이 쏠린다. 정치권은 윤 전 대통령 구속을 둘러싼 책임 공방과 정국 주도권 다툼 속에 다시 한 번 강경 대치 양상으로 치달을 태세다.

한유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윤석열#서울중앙지법#서부지법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