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첫 혼혈 합류”…카스트로프, 미국 입성→홍명보호 적응 시작
비행기 문이 열리고 미국 뉴저지의 대표팀 숙소에 내디딘 카스트로프의 얼굴엔 새로운 도전을 앞둔 설렘과 긴장감이 함께 묻어났다. 한국 축구대표팀 역사상 첫 국외 출생 혼혈 태극전사로 합류한 순간, 숙소 현장 분위기는 기대와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선수들과의 첫 인사에 이어 회복 운동에서도 카스트로프는 낯설지만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대표팀에 녹아들기 위해 한 걸음씩 다가섰다.
카스트로프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의 대표팀 숙소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대표팀 일정에 투입됐다. 이번 9월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한 2연전에 소집되며, 국내외 축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카스트로프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2003년생으로, 독일 연령별 대표팀 경험과 함께 최근엔 분데스리가 무대에서도 경기 출전 기록을 쌓고 있다. 지난달 24일 함부르크전 데뷔를 시작으로 30일 슈투트가르트 원정까지 두 경기 연속 교체 출전, 실전에 꾸준히 나서며 경기 감각을 이어갔다.

현지 숙소에서 카스트로프는 스트레칭 등 회복 훈련에 참여해 선수들과 호흡하며 적응에 힘을 보탰다는 후문이다. 통역의 도움을 받기는 했으나, 훈련 동작을 따라 하며 국내 선수들과의 거리도 조금씩 좁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 역시 혼혈 선수 합류의 의미와 실질적 경쟁을 강조했다. 홍 감독은 “우리나라에는 첫 사례지만, 국제적으로는 혼혈 선수들이 이미 많은 상황”이라며 “포지션 경쟁력에서 실력을 증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카스트로프가 한국어 공부와 적응에 노력 중”임을 언급하며, 대표팀 내 적응을 도울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미국·멕시코 2연전을 통해 한국 축구대표팀은 새 전력 조합과 포지션 다변화에 대한 실험도 병행하게 됐다. 카스트로프는 이번 소집을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로서 자신의 가능성과 정체성을 동시에 시험받는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개인의 사연을 담아낸 새 얼굴의 등장에 팬들도 조용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숨 가쁜 일정 속에서 경험과 의미를 함께 쌓아갈 카스트로프의 도전은 9월 미국과 멕시코전에서 그 첫 결실을 맺게 된다. 두 경기는 향후 대표팀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축구팬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