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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드라마를 쓰다”…김민솔, 신인왕 2위→출전 규정에 아쉬운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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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드라마를 쓰다”…김민솔, 신인왕 2위→출전 규정에 아쉬운 멈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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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의 푸른 잔디 위, 김민솔은 담담한 표정으로 2라운드를 마쳤다. 시즌 최대 관전 포인트였던 신인왕 경쟁에서 그녀가 쏘아 올린 우승의 기억과 기록들은 필드 곳곳에서 환희와 아쉬움이 뒤섞인 여운을 남겼다. 이번 시즌 7개 대회에 출전한 김민솔은 1승을 포함해 2위 1회, 톱10 세 차례 입상, 한 번도 컷 탈락이 없는 완성도 높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단 한 번의 우승이 신인왕 레이스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했다. 김민솔은 신인왕 포인트 909점을 기록하며 1위 김서현(993점)을 맹추격했다. 그러나 KLPGA 투어의 자격 규정은 냉정했다. 공식 규정상 시즌 31개 대회 중 최소 16개를 완주해야 하는 신인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포인트 2위에도 불구하고 최종 수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김민솔은 추천 선수 자격 등으로 대회 출전 폭을 넓혔으나, 현실적으로 남은 일정을 모두 소화해도 15개에 머무르게 됐다.

“우승 신인 왕좌엔 도전”…김민솔, 출전 규정에 신인왕 2위로 멈춰 / 연합뉴스
“우승 신인 왕좌엔 도전”…김민솔, 출전 규정에 신인왕 2위로 멈춰 / 연합뉴스

김민솔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5오버파 149타를 기록하며 컷 통과가 유력해 신인왕 포인트를 추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올해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우승의 기쁨을 안고도, 출전 규정 미달로 신인왕 트로피와는 인연을 맺지 못하게 됐다. 인터뷰에서 김민솔은 “내년에도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으니 괜찮다”며 “내년에 새로운 신인이 오더라도 자신 있다”고 밝힌 소감에선 담담함과 각오가 느껴졌다.

 

클럽 선택에 관한 아쉬움도 드러났다. 파5홀에서 주로 사용하는 19도, 21도 하이브리드는 챙겼지만 4번 아이언을 빼놓았던 것이 이번 대회 성적에 영향을 끼쳤다고 돌아봤다. 특히 6번 홀 파4에서는 21도 하이브리드로 두 번째 샷을 날린 끝에 그린을 오버하며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김민솔은 3라운드부터는 4번 아이언을 챙겨 전략적인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2부 드림투어에서 KLPGA 정규 투어에 안착한 그는 “주말에도 경기하는 게 처음엔 어색했지만, 지금은 이 시간이 더 좋다”며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신인왕 포인트 1위 또는 상위권임에도 자격 요건 미달로 수상하지 못하는 사례는 KLPGA 역사상 이례적인 장면으로 남게 됐다. 김민솔은 “규정이 그렇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내년 재도전을 다짐했다.

 

치열한 경쟁의 한가운데서, 김민솔의 한 시즌은 승리의 경험과 아쉬운 한계, 그리고 담담한 각오로 응축됐다. 그녀가 다시 신인왕 왕좌를 향해 도전하는 이야기는 KLPGA 투어의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본 대회와 김민솔의 성장기는 골프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장면을 선사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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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솔#klpga투어#신인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