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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돌려줄 것”…일론 머스크, 아메리카당 창당 선언에 미국 정치 격랑
정치

“자유를 돌려줄 것”…일론 머스크, 아메리카당 창당 선언에 미국 정치 격랑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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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의 중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주도하는 전격적인 ‘아메리카당’ 창당이 현실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절, 기존 공화·민주 양당 구조에 대한 강한 비판이 뒤엉키며 미국 정계에 새로운 균열과 재편 움직임이 감지된다. 독립기념일 직후 발표된 머스크의 창당 선언에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문가 그룹까지 충돌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7월 5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아메리카당’이 여러분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오늘 창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들은 새 정당을 원하며,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감세, 국경보안 강화 입법을 밀어붙인 직후 머스크는 기존 정책을 ‘낭비와 부패의 산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결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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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밝힌 아메리카당의 전략은 상원 2~3석, 하원 8~10석 등 원내 소수 의석을 확보해 이른바 ‘캐스팅보트’ 역할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논쟁적 법안에서 국민 뜻을 반영하는 결정적 표가 아메리카당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와는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결별을 두고 머스크가 직접 “공화당은 더 이상 대화 상대로서 의미 없다”며 “돼지당(Porky Pig Party)”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기존 질서를 매섭게 비판했다.

 

정치권과 전문가 집단에서는 아메리카당 창당이 미국의 양당 질서에 본격적 도전장을 던졌다는 해석과 함께, 실제 실행 단계에선 복잡한 정당 등록과 의석 확보의 현실적 난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법 전문가들은 “50개 주의 정당 등록 요건을 맞추려면 막대한 자금과 수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제시했다. 1992년 로스 페로 후보의 대선 ‘잠깐 성공’을 제외하면 미국에서 제3당이 제도권 세력화에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다만 머스크는 “초기에는 몇 개 지역구에 집중해 당의 존재감을 뚜렷이 알릴 것”이라며 단계적 확산 계획을 밝힌 만큼, 내년 중간선거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대중 의식 변화, 첨단 기술 기반 자본력, 머스크 특유의 파격적 실천력이 맞물리면서 미국 내 정치 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현재까지 아메리카당은 공식 등록과 조직 구성 절차에서 법적·행정적 장벽에 직면해 있고, 실전 진입까지는 다수의 허들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치권은 머스크의 독립적 행보가 내년 중간선거 등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지, 혹은 새로운 실험에 머무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발표를 계기로 미국 내 양당 체제 고착 구조에 대한 비판과 제3지대 실험의 현실성 논쟁은 여야, 시민사회 모두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문가 집단은 “아메리카당이 실제로 양당 체제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향후 선거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아메리카당이 제도권 정당으로 자리매김할지, 혹은 일회성 정치 실험에 머물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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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머스크#아메리카당#트럼프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