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만든 결승타”…구자욱, SSG전 맹타→삼성 연패 탈출 견인

가벼운 긴장감이 번진 5회, 구자욱의 발끝에서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다. 힘겹던 침묵을 끝내고 구자욱은 서둘러 1루를 찍으며 결승타를 만들어냈다. 벤치와 응원단 모두 한순간 뜨거운 환호로 뒤덮였다.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SSG 랜더스를 3-1로 눌렀다. 원정 경기에서 기록된 승리로 삼성은 최근 2연패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경기는 초반부터 투수전 양상이 이어졌다. 양 팀 모두 4회까지 득점 없이 조심스러운 운영을 이어갔다. 삼성은 4회초 김태훈의 안타와 1루수 고명준의 실책성 플레이로 기회를 잡았지만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이어진 SSG도 4회말 오태곤의 좌전 안타와 에레디아의 2루타로 분위기를 띄웠으나, 삼성의 완벽한 중계 플레이에 홈에서 아웃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팽팽함을 끊은 건 구자욱의 빠른 발이었다. 5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구자욱은 느린 내야 땅볼 타구에도 전력 질주해 1루를 먼저 밟았다. 당초 아웃 판정이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정정되며 선취점이 완성됐다. 박성한의 실책이 쌓은 만루 찬스, 이를 집요하게 파고든 구자욱의 집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구자욱의 힘은 7회초에도 이어졌다. 1-0 리드 상황에서 그는 우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이끌며 승리의 의지를 더했다. 이날 구자욱은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으며, 타격 침묵을 깨울 결정적 역할을 했다.

마운드에선 박진만 감독의 빠른 결단이 적중했다. 7회말 1사 1, 3루 위기에서 마무리 이호성을 조기 투입했고, 이호성은 2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시즌 5번째 세이브와 함께 투지 넘치는 피칭을 선보였다. 선발 이승현 역시 5이닝 3피안타 무실점 4탈삼진으로 시즌 2승을 기록했다.

SSG는 7회말 김찬형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이후 추가점에 실패하며 흐름을 내줬다. 4연승이 중단된 SSG로서는 뼈아픈 한 판이 됐다.

삼성은 9회초 양도근의 2루타와 희생 번트, 이성규의 희생 플라이로 쐐기점을 추가했다. SSG 선발 미치 화이트는 6이닝 6피안타 1실점(비자책)에 8탈삼진으로 책임을 다했으나 타선과 수비의 아쉬움 속에 패전 투수가 됐다.

경기 후 구자욱은 “팀이 연패를 하며 분위기가 무거웠지만, 오늘 모두가 집중해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팬들은 SNS에서 “구자욱의 집념이 승리를 만들었다”, “박진만 감독의 대담한 투수 교체가 신의 한 수”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 승리로 삼성은 연패를 끊으며 순위 경쟁에서 숨통을 틔웠다. 삼성은 오는 주말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3연전을 앞두고,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