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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금강 아래에서 맥주잔을”…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주야밤 맥주축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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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금강 아래에서 맥주잔을”…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주야밤 맥주축제 열풍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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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특별한 여행지 대신 가까운 도시의 밤 축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여름방학과 휴가는 바닷가나 계곡이 정석이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도심 한복판에서 새로운 경험을 만나는 삶의 방식이 일상이 됐다.

 

이런 변화의 중심엔 '공주야밤 맥주축제'가 있다. 8월의 금강신관공원에는 남녀노소, 가족부터 연인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잔을 들어 올렸다. 해가 저문 공산성과 금강교 아래엔 여름밤의 푸른 공기와 들뜬 기운, 시원한 수제맥주와 공주알밤 막걸리, 그리고 뜨거운 공연의 무대가 한데 어우러졌다. 휴대폰 너머로 인증 사진이 줄지었고, SNS엔 #공주야밤맥주축제 해시태그가 급증했다.

수제맥주부터 EDM공연까지…‘공주야밤 맥주축제’ 충남 공주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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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은 도시형 야간 페스티벌이 새로운 휴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다. 코로나19 이후 밀폐된 곳보다 탁 트인 야외에서, 짧은 일정에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가들은 “지역의 문화와 지역민의 정취가 어우러진 축제형 라이프가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말 3일간 이어진 축제장은 워터슬라이딩, 에어바운스 수영장 등 시원한 물놀이 시설부터 포토존, 이벤트존, 야시장, 푸드트럭, 지역먹거리 부스까지 다양하게 꾸며졌다. K-POP 공연과 EDM DJ의 무대 앞에선 관객이 자유로이 춤을 추고, 무더위 속에는 웃음소리와 물방울이 번졌다. 축제를 찾은 20대 직장인 박아름 씨는 “멀리 가지 않고도 이렇게 신나게 놀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며 “도심 축제의 매력을 새삼 느꼈다”고 고백했다. SNS와 지역 커뮤니티에는 “아이들과 함께여서 좋았다”, “친구들과 밤공기 마시며 맥주 한잔하니, 일상의 스트레스가 녹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한 도시의 여름밤이 수제맥주, 깊은 음악, 물놀이와 함께 특별해지는 풍경. 라이프스타일 전문가들은 “축제의 본질은 낯선 공간에서 주체적으로 경험을 쌓고,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는 데 있다”고 해석했다. 그만큼 도시는 단순한 일상을 벗어나 작은 비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무대로 다시 읽히고 있다.

 

공주야밤 맥주축제는 올해 처음 열렸지만, 사람들은 “이젠 이런 도심형 여름축제가 매년 기다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축제장 한 켠, 포토존에서 환하게 웃던 한 가족은 “공주를 다시 보게 됐다. 이런 순간이 쌓여 아이들의 마음에도 남았으면 한다”고 표현했다. 

 

작고 사소한 일탈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 삶의 리듬은 조금씩 새로워지고 있다. 공주의 여름밤이 남긴 새로운 추억처럼, 이제는 누구나 쉽게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축제를 발견하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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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야밤맥주축제#수제맥주#공주금강신관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