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한학자 통일교 총재 10시간 조사…권성동도 피의자 신분 재소환”
정교유착과 불법자금 수수 의혹을 둘러싼 갈등이 정치권과 사정라인을 강하게 흔들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전방위로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9월 29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을 잇따라 소환조사했다. 현장 조사와 관련 인물 구속, 반복된 소환 요구가 충돌 양상을 이루며 향후 정국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
한학자 총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20분까지 약 10시간 20분 동안 서울 광화문의 특검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한 총재는 지난 23일 구속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출석으로, 앞서 24일에도 4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 측의 26일 추가 소환 요구에는 건강 문제를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했다는 혐의를 비롯해, 2022년 4~7월 사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한 김건희 여사 금품 제공 및 교단 청탁 관여 혐의, 교단 자금으로 목걸이와 가방 구매, 도박 의혹 증거인멸교사 등 네 가지 주요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와 함께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을 위해 50억~100억원 상당의 지원금 조성 의혹도 조사됐다.
한학자 총재 측은 조사 도중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다. 고령과 건강 악화를 내세워 구속 수감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역시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날 오후 2시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특검팀에 출석, 약 1시간 1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권 의원은 16일 구속된 후 18일과 24일 두 차례 소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소환이다. 앞서 23일 출석 요구에는 혐의 사실 소명이 충분했다며 불응했고, 24일에는 추가 질의 거부로 조사가 조기 종료됐다. 특검팀은 권 의원 구속기간이 내달 초 만료되는 점을 고려해, 연휴 전 재판에 넘기는 방안도 주요하게 검토 중이다.
이날 오전에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 이기훈 전 부회장도 특검팀에 소환됐다. 그는 지난해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 이응근 전 대표 등과 함께 주가조작에 가담해 약 369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26일 구속기소됐다. 특검팀은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 등 추가 수사에도 나선다. 웰바이오텍이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빙자해 투자자를 현혹한 정황도 포착됐다.
또 박현국 봉화군수, 박창욱 경북도의원 등 지방선거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전성배씨와, 이들을 연결한 사업가 김모씨가 소환돼 조사받았다. 전성배씨는 과거 김건희 여사와 교모해 통일교 지원 청탁을 받고 8천만원 상당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가 4·10 총선 과정에서 창원 의창구에 김상민 전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 요청을 했다는 의혹, 및 김상민 전 부장검사 관련 공천청탁 정황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와 더불어, 김건희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양평군청 소속 공무원 4명도 소환됐다. 이 중 3명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를 받고 있다. 개발사업을 추진한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가족회사 ESI&D에 대한 특혜 의혹, 그리고 개발부담금 부과의 적정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검팀은 "당시 개발부담금 부과의 적정성에 관해 조사할 필요가 있어 공무원들을 소환했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사정기관을 둘러싼 이번 특검 수사는 윤석열 정권의 통일교 연계와 고위층 자금 수수, 대선 및 총선 개입, 지역 개발 특혜까지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권성동 의원과 한학자 총재에 대한 구속적부심, 공범 관련 추가 재판 등 향후 수사와 정치권 파장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