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론 부품 ‘2배 급등’…글로벌 공급망 혼돈→미중 기술전쟁, 시장 긴장 고조”
푸른 장막 너머, 선전 무인항공시스템 박람회장엔 올해도 세계 각지에서 온 사업가들의 발길이 조심스럽게 이어졌다. 그러나 그들의 뒷모습 너머엔 새롭게 떠오르는 불안이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제 중국산 드론의 심장부가, 상업적 필요와 국제정치의 물결 한가운데에서 작게 떨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한 현장의 목소리처럼, 중국에서 출발해 지구 곳곳으로 흘러가던 드론 부품은 더이상 값싸고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조각이 아니다. 수출 통제와 날로 고조되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드론 시장을 관통한 여파 속에서, 가격은 불과 한 달 만에 2천 달러에서 3천500달러로 치솟았다. 드론 산업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선전에서도 공급업체와 중개상들은 스스로의 위험을 감내하며 가격표를 고쳐 들고 있다.

410억 달러에 이르는 전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속도조절기, 센서, 카메라, 프로펠러 등 그 핵심 부품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각국 하늘을 날던 시절에 비해, 경계와 통제의 경계선은 한층 좁아지고 날카로워졌다. 우크라이나 전장과 중동의 분쟁지에서 평범한 민간 드론이 무장과 전략자산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본 뒤, 규제의 강도 또한 순식간에 높아졌다.
중국은 민간 기술의 군사용 전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의식한 듯 드론과 주요 부품에 수출 허가 및 통제 품목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 국유 드론업체 관계자는 “적법 경로로 판매해도 사용 목적을 단속할 수 없다”며 정부 조치의 타당성을 내비쳤고, 실제 이 조치로 유럽‧튀르키예 드론 제조업체들은 신뢰할 수 없는 운송 경로와 부품 가격 급등이라는 새로운 현실과 맞부딪히고 있다. 튀르키예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불과 한 달 새 부품 값이 3천500달러까지 올랐다”며, 마치 평온이 깨진 공급망을 실감나게 설명했다.
프랑스 감시드론 제작업체들은 유럽 내 공급망이 충분히 견고하지 못함을 새삼 체감한다. “중국에 비해 유럽 업체들은 3년 이상 뒤처져 있다”는 프랑스 기업인의 담담한 한 마디엔 의존의 허상과 시장 난기류의 예감이 동시에 담겼다. 작년 9월, 중국이 열화상 카메라 등 민감부품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도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현지 기업들은 위안화 결제, 실명 세관 신고 등 거래 장벽을 연이어 들이대며 자신들의 불안을 가격에 고스란히 실었다.
이란의 경우, 중국·이란 혁신협력센터 관계자가 “소방용 드론 조차 까다로운 수출 통제와 세관 심사에 발이 묶였다”며, 농업용 드론에만 한정된 수출을 전했다. 세계의 산업 현장과 분쟁지, 일상적 도시 하늘까지 아우르던 드론의 공급망은 이제 국가별 이해와 정책에 따라 갈라진 지류를 쫓는다.
글로벌 드론, 그리고 그 부품을 둘러싼 이 깊어지는 긴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출 통제 강화가 드론 산업 전반의 원가 구조와 국제 시장 경쟁력에 복합적 압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각국 투자자와 업계는 미중 갈등의 회오리가 언제 어느 횡단면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지, 점점 더 신중하게 동향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거대한 기술패권의 물결과, 복잡하게 얽힌 공급망의 운명 한가운데에서, 드론 산업은 오늘도 조용히 숨을 고른다. 이 긴장과 혼돈의 파고가 언제, 어떻게 잦아들지 — 그 끝은 어느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