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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피드형 롤백”…카카오, 이용자 반발에 소통 전략 수정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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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의 ‘친구’ 탭 개편이 이용자들의 집중적인 반발에 직면하면서, 카카오는 이례적으로 계획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원상 복구’ 방침을 확정했다. 이번 개편 철회는 대형 서비스 플랫폼이 이용자 경험과 수익모델 확장 사이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던 전략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의미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카카오가 공식적으로 밝힌 개선안에 따르면, 기존에 인스타그램 스타일의 피드형 인터페이스로 바꾼 ‘친구’ 탭은 곧 이전의 가나다순 전화번호부 형태로 돌아갈 예정이다. 논란이 컸던 피드형 게시물은 ‘친구 탭’ 내 별도 신설되는 ‘소식’ 메뉴에서만 노출된다. 이와 같은 조치는 2024년 4분기 중 적용될 것으로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당초 카카오는 챗GPT 연계 기능, 채팅방 폴더, 메시지 수정, 보이스톡 녹음·요약 등 대대적 업데이트를 예고하며, ‘친구’ 탭을 단순 연락처 관리 기능을 넘어 일상 공유의 거점으로 삼으려 했다. 실제로 2023년 2분기 기준, 월평균 약 1340만명이 카카오톡 프로필을 바꾸며 활발한 일상 공유 문화를 보여온 점은, 카카오가 피드형 구조 도입에 낙관적 기대를 품었던 근거였다. 그러나 단 일부 연예인을 비롯, 일반 이용자들까지 사생활 노출 부담과 정보 과잉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직장 상사·지인 일상까지 굳이 봐야 하느냐” “내 사진이 의도치 않게 크게 노출된다”는 우려가 앱 리뷰 평점 하락, 대체 메신저 거론 등 집단적 불만으로 확대됐다.

 

기술적으로는 소셜피드를 통한 사용 시간·활동 데이터 분석 기반 광고 타깃팅 등, 플랫폼 수익화(광고, 커머스) 측면에서 피드형 전환은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국내외 메신저 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내부 광고 지면 확장 없이는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카카오톡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서비스 구조상 업데이트 변화가 사회적 파동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과 이용자 만족 간 충돌이 본격화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미 글로벌 메신저 시장에서도 플랫폼 내 소셜·광고 기능 강화와 이용자 프라이버시 논란은 반복돼왔다. 메타(구 페이스북), 라인 등 경쟁사 역시 유사한 서비스 변화를 시도했으나, 문화적 특성과 이용자 민감도에 따라 성공까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규제 차원에서도, 대형 플랫폼의 서비스 개편이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알고리즘 투명성 논란 등 새로운 쟁점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메신저 시장 내 플랫폼 독과점 감시 및 소셜 기능 확대에 따른 데이터 활용 규제 마련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처럼 국내외에서 대체 불가한 메신저 서비스일수록 이용자 커뮤니티의 집단적 피드백을 세심히 고려해야 하며, 수익모델과 서비스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절충점 모색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카카오의 ‘친구’ 탭 롤백과 소식 메뉴 분리 조치가 실제 광고주 설득과 이용자 경험 사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플랫폼 기술 혁신의 속도에 앞서, 이용자 신뢰와 산업 구조 전환 간 균형이 변수로 부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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