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 본격 폭염”…33도 넘기는 여름 열기 속 일상 풍경
요즘 무더위가 다시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어지던 장맛비는 어느새 그쳤고, 거리를 적시던 습기는 폭염의 열기로 빠르게 바뀌었다. 예전엔 무더위가 조금 더 늦게 찾아온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7월 말이면 당연하게 찾는 계절의 일상이 됐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전국은 본격적인 폭염에 접어들었다. 이미 경기남부와 강원동해안, 그리고 충남·전라권, 대구·창원·김해 등지엔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일부 도시에서는 체감온도가 35도를 넘기기도 했는데, 평소보다 이른 시간부터 매미 소릴 들으며 바깥 외출을 망설이는 사람이 늘었다. SNS에서는 “집 앞을 나가기 두렵다”, “에어컨이 이 계절의 생명줄”이라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이 이날 발표한 전국 주요 도시 낮 최고기온은 서울 31도, 강릉과 광주 34도, 청주 34도, 대구 33도까지 올랐다. 무엇보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무덥겠다”며 열대야까지 예보했다. 밤에도 쉽게 식지 않는 공기에 뒤척이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기다. 그만큼 건강보험공단이나 보건당국도 온열질환 주의, 식중독 예방을 거듭 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에 작은 습관이 건강을 지키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계속되는 무더위에선 규칙적인 수분 보충이 필수고, 외출을 줄이며 시원한 곳에서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좋다”며 “음식 보관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기자가 취재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도 “그늘 길이나 백화점 지하로 자주 이동하는 편”이라며 “조금이라도 더위를 피하려고 생활 패턴 자체가 바뀌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상의 작은 변화도 눈에 띈다. 낮이 길어졌지만 오히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고, 가족끼리 더위를 피해 간단한 산책만 하는 풍경이 늘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닌 듯하다”, “도시 전체가 에너지 절약 모드로 바뀐 느낌”이라는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여름의 열기는 계속되겠지만, 이 계절을 현명하게 보내려는 우리의 방식 역시 조금 더 성숙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