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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中 유출 차단 나선다”…미국·EU, 400억 달러 규모 수출통제 공조 확대 전망
국제

“AI칩 中 유출 차단 나선다”…미국·EU, 400억 달러 규모 수출통제 공조 확대 전망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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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표된 미국(USA)과 유럽연합(EU)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약 400억 달러(한화 약 56조 원) 규모의 미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중국으로 우회 유출되는 사태를 차단하는 경제안보 협력 방안에 사실상 합의했다. 이번 조치는 첨단 기술의 보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이 대중(對中) 수출통제 공조를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과 EU는 AI칩 등 첨단 반도체 기술이 ‘우려되는 목적지’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EU가 미국의 안보 기준과 수출통제 절차를 수용할 방침을 공동성명에 명시했다. 여기서 ‘우려되는 목적지’란 중국(China) 등 안보상 우려국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이번 합의 실질적 타깃이 중국임을 시사했다.

EU, 미국산 AI칩 中 환적 차단 합의 가능성…400억 달러 규모 통제 강화
EU, 미국산 AI칩 中 환적 차단 합의 가능성…400억 달러 규모 통제 강화

이번에 공개된 합의 내용에는 EU가 도입하는 미국산 AI칩의 최종 목적지에 대해 미국이 사실상 통제권을 갖는 조치가 포함됐다. 유럽 내로 반입된 칩이 다시 이상 국가로 빠져나갈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AI 반도체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겠다”며 “미국도 유럽에 들여온 칩이 유럽 내에서 머물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몇 년간 가속화된 미·중(中) 기술패권 경쟁과 연계된다. 미국은 자국 기술의 대중 확산을 막기 위해 첨단 반도체, AI, 양자기술 등 각종 수출 제한 조치를 도입해 왔으며, EU 역시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발을 맞추고 있다. 양측은 또 인바운드·아웃바운드 투자 심사, 비시장적 관행, 불공정경쟁 대응 등 경제안보 협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중국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그 어떤 거래에도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중국 관영 매체들 역시 미·EU가 ‘경제안보’ 명분 아래 대중 기술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며 비판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EU의 이번 AI칩 통제합의에 대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와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치가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CNN도 “중국의 첨단기술 경쟁력이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G2(미중) 간 기술 디커플링이 가속화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중 수출통제 공조는 글로벌 기업경쟁, 공급망 변동성, 국제 질서 재편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는 미·EU의 통합된 규제가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이행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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