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홀 연속 버디 폭발”…이정은, 포틀랜드서 생애 첫 우승 도전→중간합계 단독 선두
차가운 새벽 공기에 쌓인 오리건주 포틀랜드,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의 잔디 위로 긴장된 숨소리가 번졌다. 이정은의 샷마다 탄성이 이어진 오전, 5개 홀 연속 버디의 흐름은 현장 분위기를 순식간에 달궜다. 두 번의 라운드 모두 꾸준한 정확도로, 이정은은 중간 합계 12언더파 132타, 리더보드 맨 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이정은은 7언더파로 1라운드를 출발한 데 이어, 2라운드에서 5번 홀 첫 버디를 시작으로 9번 홀까지 5개 홀 연속 버디 퍼레이드를 펼쳤다. 12번 홀에서 또 한 타를 줄인 이정은은 단 한 번의 보기만을 허용하며 출전자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페어웨이 안착률 71.4%, 퍼트 수 25개라는 기록이 이번 경기를 상징했다. 경기 후 이정은은 그린 상태가 좋아 퍼트에 집중했고, 연속 버디 덕에 여유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동반 플레이어로 나선 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 역시 7언더파를 기록해 미국의 걸린 카우르와 공동 2위(11언더파 133타) 그룹을 형성했다. 이와이 아키에, 파자리 아난나루깐, 애슐리 부하이도 가까운 격차로 추격, 오는 주말 남은 36홀에서 선두 경쟁을 예고했다. 반면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이정은만이 선두권 자리를 유지했다. 고진영은 7언더파 137타로 공동 16위, 유해란과 박성현은 각각 6언더파로 20위 권을 지켰으나 선두와의 간격은 다소 벌어졌다.
한층 여무는 분위기 속에서도 컷 경쟁은 치열했다. 주수빈, 이미림, 1996년생 이정은, 전지원, 지은희 등은 아쉽게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문하루는 대회를 기권했다.
팬들의 시선은 단연 이정은의 생애 첫 우승 가능성에 쏠려 있다. 지난 2015년 LPGA 무대 진출 후 아직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지만, 2021년 이 대회에서 공동 2위였던 기억이 도전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은이 이번에도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버텨낸다면, 수년간의 기다림 끝에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 응원과 기대가 더해진다.
이정은의 집중력과 조용한 환희, 그리고 늘 곁을 지켜주는 팬들의 성원이 하나의 서사가 되는 시간.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 세 번째 라운드는 한국시간 기준 8월 17일 밤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