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 평가액 2분기 35.6조 원 증가”…SK하이닉스 실적효과에 포트폴리오 급확대

올해 2분기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이 35조5,983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실적 호조와 삼성전자 주가 강세가 국민연금 보유 상장주 포트폴리오 확대를 이끌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반도체업종 내 경쟁 본격화가 투자 흐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8일 집계한 결과, 국민연금이 올해 2분기(4월 1일~7월 4일) 동안 보유 지분율 5% 이상 기업은 290개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체 주식 평가액은 137조641억 원에서 172조6,624억 원으로 상승해, 2분기 만에 35조5,983억 원이 확대됐다.

반도체 업황 호조가 국민연금 평가액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지분율 7.35%) 보유분의 평가액은 4조2,675억 원 늘면서 증가폭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지분율 7.75%) 역시 2조5,225억 원 증가하며 국민연금 수익률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1조8,405억 원), KB금융(1조1,059억 원), 한국전력(9,149억 원) 등 주요 대형주 평가액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3,442억 원), 삼성SDI(-189억 원) 등 이차전지 대표주의 평가액은 감소했다. 해킹 이슈로 주가가 약세를 보인 SK텔레콤(-1,279억 원), 메리츠금융지주(-1,127억 원), 시프트업(-731억 원) 등도 상위 하락 종목에 포함됐다.

지분율 변화 측면에서 국민연금은 2분기 현대건설(+2.65%포인트), SK케미칼(+2.23%포인트), GS건설(+2.18%포인트) 등 건설·화학업종의 보유 비중을 늘렸다. 반대로 STX엔진(-4.21%포인트), 해성디에스(-3.18%포인트), 삼화전기(-2.3%포인트) 등은 비중을 줄였다. 신규 5% 이상 편입 종목에는 LG씨엔에스, JYP Ent., 엠앤씨솔루션, 대신증권 등이 포함됐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오뚜기, 제주항공 등은 5% 미만으로 축소됐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HBM 부문 실적이 견조하지만, 하반기 마이크론 HBM3e 시장 진입, 삼성전자 HBM4 샘플 공급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시장 지위 변동성에 유의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반도체 업종 내 경쟁격화와 주요 이차전지 종목의 약세, 국민연금 보유 종목 포트폴리오 변동 등으로 인해 투자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기업별 실적, 업종별 경쟁 구도, 기관 수급 흐름에 면밀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향후 정책 방향은 국민연금 운용성과와 글로벌 반도체 업황, 국내 주식시장 주요 변수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