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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지는 탄도항, 드라이브는 대부도”…안산에서 마주한 서해의 여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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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지는 탄도항, 드라이브는 대부도”…안산에서 마주한 서해의 여름 풍경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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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람이 기지개를 펴는 오후, 안산을 찾아 서해의 낭만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멀고 이국적으로만 느껴졌던 바다지만, 지금은 도시인의 일상 가까이에 서해의 풍경이 담긴다.

 

많은 이들이 구름 가득한 날씨 속 탄도항과 대부도를 찾는다. 썰물이 열어주는 바닷길을 따라 누에섬까지 걸어보거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로 풍경이 자연스레 완성된다. “노을 지는 탄도항을 걷다 보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난 기분이 든다”며 방문객 이모씨는 저녁갯벌 위에서 느꼈던 해방감을 고백했다. SNS에서는 탄도항 노을, 대부도 갯벌 생태체험 사진이 연일 공유된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탄도항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탄도항

이런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 가능하다. 안산시는 오후 최고 기온 33도로 한여름의 열기를 보였지만, 강수 확률 20%에 남남서풍이 불어 흩날리는 구름과 잔잔한 시원함이 함께했다. 이 때문에 도시와 가까우면서도 탁 트인 자연을 만끽하려는 발길이 꾸준하다.

 

전문가들은 서해안 지역이 ‘근교 자연 경험’의 허브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한다. 여행 칼럼니스트 정상우는 “경기 서해안은 도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심리적 거리감과 씁쓸한 바닷바람이 주는 위로가 공존하는 곳”이라며 “특히 대부도 갯벌, 탄도항 바닷길처럼 직접 걷고 체험하는 과정이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주말마다 바닷가를 찾는다는 직장인 박지연 씨는 “해산물이 신선해서 일부러 드라이브 겸 오게 된다. 어시장과 근처 식당에서 맛보는 식사는 평범한 하루에 시간을 더해주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도 리뷰와 사진으로 뜨겁다. “대부도 꽃길 따라 자전거를 타니 바람이 미소 짓는다”, “탄도항에서 본 서해 석양은 잊혀지지 않을 장면” 등의 반응이 이어진다.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의 바다향기수목원도 인기다. 약 1,000여 종 식물이 사계절마다 다른 색을 피운다. 상상전망대에서 서해 바다를 한눈에 담거나, 장미원에서 느긋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도심 속에서 잠시 자연이 멀게 느껴지는 이들에게 따뜻한 쉼표가 된다.

 

작고 소소한 풍경이지만, 바다와 바람 그리고 노을이 뒤섞인 안산의 여름은 삶에 새로운 리듬을 더한다. 지금 이 흐름은 누구나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지금, 여기’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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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탄도항#대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