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62선 돌파”…코스피, 외국인·기관 8,500억 순매수→금융·증권업 대폭등
힘찬 흐름의 아침, 6월 4일 코스피가 새로운 기록을 썼다.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8,500억 원의 순매수는 암묵적 신뢰와 기대로 집결돼, 지수는 한순간에 2,760선을 넘어섰다. 오전 11시 15분, 전거래일보다 63.14포인트 오른 2,762.11을 나타내며 올해 내내 오르지 못했던 봉우리를 깨어냈다.
장 초반부터 상승세는 예견된 것이었다. 전일 대비 38.95포인트 높아진 2,737.92로 출발한 코스피는 순식간에 2,766.19를 찍으며 연중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 외국인은 5,156억 원, 기관은 3,437억 원을 각각 사들이며 돈의 방향을 시장 쪽에 틀었다. 이에 맞서 개인은 8,400억 원 규모를 내다 팔았다. 거대한 자금의 흐름이 지수의 색채를 결정짓는 하루였다.

종목별로는 국내외 AI 시장의 성장과 미국 기술주 강세가 대형주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SK하이닉스는 6.02%, 삼성전자는 1.41% 상승하며 산업 전반에 낙관의 신호를 보냈다. 금융업 역시 강한 바람을 탔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모두 5% 내외 상승했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7.11%, 8.25%로 보험주 상승을 이끌었다.
가장 두드러졌던 것은 증권 업종의 움직임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코스피 5,000’ 공약의 영향이 시장 심리에 깊이 스며들며, 부국증권이 23.84%, 신영증권이 11.85%, SK증권이 11.68%, 미래에셋증권이 11.08%,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6% 이상 급등하는 이색적 풍경이 연출됐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이 8.23% 상승하며 돋보였고, 보험(7.03%), 금융(5.69%)도 힘차게 올랐다. 비금속, 유통, 화학, 음식료, 오락문화, 전기전자 등 대부분 업종이 동시에 오름세를 나타냈다. 하락 업종은 전기가스 하락이 유일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역시 외국인(1,167억 원), 기관(1,133억 원)의 순매수에 1% 이상 상승했다. 알테오젠은 미국 할로자임과의 특허무효심판이 개시됐다는 소식에 10% 넘게 폭등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리노공업, 케어젠 등의 랠리가 이어졌고 2차 전지 업종도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한편 펩트론의 파트너 기술이전 불확실성 등 탓에 일부 바이오 종목은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은 지금, 미국 기술주가 몰고 온 낙관과 대통령 선거 이후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맞물려 흔들린다. 금융, 증권, AI라는 키워드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음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렇게 단숨에 오르는 주가 뒤에는, 변화의 갈피를 읽으려는 투자자들의 눈빛이 숨어 있다. 정책의 흐름과 대외 여건의 작은 파장까지도 예민하게 관찰하며, 신규 공약이 불러올 기회와 위험에 동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남은 한 주, 시장은 코스피 5,000과 같은 대형 공약과 함께 글로벌 시장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이들의 의지가 오늘의 지수로 그려지는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