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막 입힌 FAST 온다”…LG유플러스, 아리랑TV로 북미 공략 신호탄
AI 기반 음성인식과 실시간 번역, 자동 자막 생성 등 첨단 기술이 글로벌 방송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리랑TV와 협력해 북미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 시장에 진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 위성 송출 협력까지 본격화한다. 업계는 이번 협력이 국내 공공미디어 기반 FAST 채널의 글로벌 데뷔라는 점에서 한국 방송 산업의 해외 확장 경쟁을 가속화할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21일 아리랑 국제방송과 맺은 전략적 업무협약(MOU)의 핵심은, 아리랑TV의 글로벌 송출망을 위성과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으로 융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진화시키는 데에 있다. 양사는 LG유플러스의 위성 인프라와 네트워크, 마케팅 역량을 아리랑TV의 콘텐츠·송출 네트워크와 접목해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시청 가능 지역을 현지화할 계획이다. 나아가 한국 방송 콘텐츠의 해외 진출에 최적화된 글로벌 유통 허브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기술 구현의 핵심은 LG유플러스가 보유한 AI 기반의 음성 인식(STT), 실시간 자동 번역, 자막 생성 기술이다. 두 회사는 AI 기술을 통합해 아리랑TV 콘텐츠에 실시간 다국어 자막, 번역 기능을 실험 적용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방송 송출방식 대비 시청자 접근성과 현지화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란 광고 기반 무료 방송 플랫폼으로, 유료 케이블·OTT 중심이던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이 협력을 기반으로 LG전자의 LG채널을 통해 아리랑TV FAST 채널을 처음 신설키로 했다. 기존 한류 콘텐츠가 K-드라마·예능·영화 중심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공공미디어형 K-콘텐츠 FAST 채널이 정식으로 북미 시청자에게 선보여지는 것은 최초다. 현지 플랫폼과 차별화된 음성 인식·번역 AI 기술이 결합돼 언어 장벽 없이 K-콘텐츠를 경험할 선택지를 넓힌 셈이다.
이밖에 아프리카, 중남미를 시작으로 향후 중동, 동유럽 등 위성 송출지역도 순차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FAST 채널 편성 다양화, 광고 수익모델 고도화,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 등이 병행되며, IPTV·위성방송·OTT 등 다양한 플랫폼 연동도 본격 추진된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이미 삼성, LG, Viacom 등 대형 복합 미디어 기업이 FAST 사업 경쟁 구도를 형성 중이다.
다만 FAST·IPTV 등 글로벌 송출에는 각국의 방송법, 저작권, 데이터보호 등 복합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도 남아 있다. 실제 북미에서는 FAST 채널 운영에 있어 방송콘텐츠 분류, 광고노출 기준, 개인정보 처리 규정 등 맞춤형 정책 준수가 필수다. LG유플러스 측은 향후 각국 시장 요건에 맞춘 기술 인증·사후관리 체계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임장혁 LG유플러스 기업고객그룹장(전무)은 “통신 인프라, 플랫폼,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콘텐츠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하는 실질 유통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FAST와 위성 기반 유통모델 고도화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결국 AI 기술 혁신과 규제 준수, 글로벌 플랫폼 현지화 역량이 국내 콘텐츠 산업의 해외 안착을 가를 관건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