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아침, 실내로 숨는다”…동두천 무더위에 달라진 여름 휴식
요즘 동두천에서는 무더운 아침을 피해 실내 휴식처를 찾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에는 아침 일찍 산책이나 야외 나들이가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습도 높은 더위에 실내 공간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게 자연스러운 여름의 풍경이 됐다.
3일 오전, 동두천시의 기온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실제로 오전 10시 20분 기준, 27.6도의 외부 온도에 체감온도마저 30.1도까지 치솟았다. 습도가 87%를 기록하며 잠깐만 바깥에 있어도 온몸이 눅눅한 기분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 폭염특보와 영향예보가 동시에 내려진 만큼, 시민들은 자녀와 함께 실내 명소를 찾아 나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동두천 자연휴양림 안의 숲속 전시관은 대표적인 피서처로 꼽힌다. 자연 생태와 환경 보호를 주제로 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이 비치돼, 무더위 속에서도 시원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두드림뮤직센터가 사랑받는다. 악기를 직접 만지고 연주해보는 체험, 실내 소공연 등 낮 시간 속에서도 예술 감성이 채워진다는 반응이 많았다. 실제 방문객 박미연(38) 씨는 “아이랑 무작정 밖에 나가기 힘든 날씨다. 실내 전시장 프로그램으로 여름을 보낸다는 친구가 많아졌다”고 느꼈다.
야외 활동을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은 아침 일찍, 혹은 해거름 시간대를 이용해 소요산 자락 산책로나 보산동 벽화마을처럼 나무 그늘과 쉼터가 많은 곳을 찾는다. 하지만, “요즘처럼 폭염특보가 내려질 때는 짧게 걷고, 금세 실내로 들어온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실내 문화 공간에서 쉬는 흐름을 “일상의 안전지대 확보”라 해석한다. 심리학자 김수환(경기 마음연구소)은 “기후 변화로 인해 시민 일상도 유동적으로 조정되고 있다”며 “적절한 대처로 무리하지 않고, 계절에 순응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전 같으면 무더워도 꼭 뛰어나갔는데, 이젠 집이나 근처 실내 공간에서 보내는 게 자연스럽다”, “문화센터 프로그램이 매일매일 기다려진다”는 공감이 줄을 이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동두천의 여름 피서는 더 이상 한낮의 산책 대신, 책과 음악이 흐르는 실내의 온도가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