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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2점 한국신기록”…권은지, 빗속 집중력 폭발→홍범도장군배 2개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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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2점 한국신기록”…권은지, 빗속 집중력 폭발→홍범도장군배 2개 신기록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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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 사이로 침묵이 감도는 대구국제사격장. 관중석에까지 팽팽하게 전해진 긴장감을 뚫고, 권은지가 천천히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현장에는 묵직한 탄성이 스며들었다. 수백 개의 시선이 전광판에 머무른 채, 10m 공기소총 여자 일반부 본선 무대에서 전례 없는 기록이 탄생했다. 권은지는 637.2점을 기록하며 한국신기록을 경신했고, 차갑게 흩날리는 비마저 집중력 앞에서는 의미를 잃었다.

 

제5회 홍범도장군배 전국사격대회 첫날, 권은지는 자신과 팀의 새로운 이정표를 동시에 세웠다. 개인 본선에서 636.7점이었던 종전 기록을 0.5점 앞섰을 뿐 아니라, 단체전에서는 모수정, 박예은, 조은서와 함께 1천899.3점을 합작해 이전 단체 기록 1천895.9점을 3.4점 뛰어넘었다. 국제대회와는 달리 국내대회 단체전은 최대 4명이 출전해 상위 3명의 점수를 합산하는 구조에서, 울진군청의 저력과 훈련 성과마저 뚜렷하게 드러났다.

“637.2점 한국신기록”…권은지, 홍범도장군배서 신기록 2개 경신 / 연합뉴스
“637.2점 한국신기록”…권은지, 홍범도장군배서 신기록 2개 경신 / 연합뉴스

결선 경기에서는 권유나와 금지현이 시상대 최상단에 올랐지만, 권은지는 동메달과 더불어 기록이라는 값진 결과를 품에 안았다. 파리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후에도 꾸준히 기록을 갈고닦은 권은지는 이번 대회에서 한 단계 깊어진 성숙함과 집중력으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연이어 이어진 동료와 관중의 격려 속에, 사격계의 도전을 향한 열정이 경기장에 가득했다.

 

울진군청 이효철 감독은 권은지의 성장세에 대해 “꾸준한 입상과 기록 경신은 평정심과 집중력이 바탕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사격연맹 강연술 회장 역시 “대회 첫날부터 2개의 신기록이 쏟아졌다”며, 사격계의 희망찬 움직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는 “불굴의 정신과 맞닿은 신기록이 한국 사격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격한 훈련을 지울 듯 조용히 내리는 비, 권총을 내려놓은 선수들의 잔잔한 미소, 응원가로 가득한 대구국제사격장. 사격장 한 켠에 남은 울림은 기록을 넘어선 도전과 응원의 이야기였다. 이번 제5회 홍범도장군배 전국사격대회는 대구국제사격장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권은지는 올 시즌 남은 국내외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역사를 향한 사격을 준비하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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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지#홍범도장군배#울진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