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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인 이글 폭발”…안병훈, PGA 챔피언십 첫날 20위→상위권 도전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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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인 이글 폭발”…안병훈, PGA 챔피언십 첫날 20위→상위권 도전 신호탄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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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긴장감이 공기를 타고 흐르는 첫 티샷에서부터 안병훈은 누구보다 침착한 자세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이글 퍼트가 깔끔하게 홀을 찾아가자, 샬럿 퀘일할로 클럽을 가득 메운 시선이 모두 안병훈에게 쏠렸다. 무엇보다 시원하게 터진 칩인 이글의 순간, 한국 골프팬은 물론 현지 갤러리까지 감동의 환호를 보냈다.

 

안병훈은 1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클럽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 공동 20위로 상위권 도약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16번 홀부터 경기를 시작한 안병훈은 18번 홀에서 7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8번 홀에서는 약 27m 거리에서 칩인 이글을 잡아내 분위기를 띄웠다.

“칩인 이글 폭발”…안병훈, PGA 챔피언십 첫날 20위→상위권 도전 신호탄 / 연합뉴스
“칩인 이글 폭발”…안병훈, PGA 챔피언십 첫날 20위→상위권 도전 신호탄 / 연합뉴스

버디 5개와 보기 5개, 그리고 값진 이글 1개가 어우러진 라운드였다. 점수판 위로 이름을 올릴 때마다 안병훈의 눈빛에는 소속의 자부심과 도전의 의지가 번졌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나란히 공동 20위에 오른 것도 의미심장하다. 지난해 디오픈에서 기록한 메이저 공동 13위 이후, 꾸준히 성장해가는 그의 모습은 새로운 가능성의 서문이 됐다.

 

한국 선수단은 안병훈의 호성적에 힘입어 기록과 서사 양면에서 존재감을 남겼다. 김주형은 이븐파 71타로 공동 46위, 김시우는 1오버파 72타로 공동 60위에 자리했다. 임성재는 2오버파 73타로 공동 73위를 기록했다. 김주형과 김시우 모두 15번 홀 이글에 성공하며 중반 흐름을 바꿔놓았다.

 

전체 대회에서는 조나탄 베가스가 7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고, 캠 데이비스와 라이언 제라드가 5언더파로 뒤를 잇는다. 세계 랭킹 1~3위가 한 조에서 나선 경기는 긴장과 드라마가 교차했다. 셰플러는 2언더파로 안병훈과 순위를 같이 했고, 매킬로이와 잰더 쇼플리는 각각 3오버파, 1오버파로 아쉬운 첫날을 보냈다. 특히 16번 홀에서 셰플러, 매킬로이, 쇼플리가 공동으로 더블 보기를 범하는 진기한 장면도 그려졌다.

 

대회가 끝난 뒤, 갤러리와 미디어의 시선은 안병훈의 칩인 이글 장면에 집중됐다. 현지 팬들은 또 한 번 한국 선수가 메이저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국 ESPN 등 현지 스포츠 전문 매체도 세계 랭킹 1~3위가 나란히 더블 보기를 적어낸 상황을 ‘트리플 더블’이라 칭하며 화제에 올렸다.

 

안병훈은 이어지는 2라운드에서 더욱 과감한 플레이로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자신의 메이저 최고 성적 갱신과 한국 선수단의 반등을 위한 걸음이 기대된다. PGA 챔피언십 2라운드는 17일, 다시 한 번 샬럿의 퀘일할로 클럽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경기장을 감싼 바람, 홀을 타지른 공의 궤적, 그리고 이글 직후 환한 표정은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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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pga챔피언십#김주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