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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킹 17개 내준 충격”…한국 여자배구, 독일전 완패→잔류 파란불
스포츠

“블로킹 17개 내준 충격”…한국 여자배구, 독일전 완패→잔류 파란불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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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가 번번이 밀렸고, 상대 블로킹 앞에 멈춘 공은 무거운 침묵을 남겼다. 선수들의 긴장 어린 표정은 경기 내내 아쉬움으로 번졌고, 세트가 끝날 때마다 경기장은 독일의 환호로 가득했다. 모든 것은 195㎝ 장신 리더, 카밀라 바이첼의 철벽 같은 블로킹에서 시작됐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펼쳐진 2025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 차 1차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세계랭킹 12위 독일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0-3(17-25 15-25 21-25) 완패를 기록하며 개막전부터 무거운 짐을 안았다. 공격 시도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으나, 블로킹 숫자에서 1-18로 압도적으로 밀리며 경기 흐름 전체를 넘겨줬다.

“독일 높이에 막혀”…한국 여자배구, VNL 개막전 완패→잔류 경고등
“독일 높이에 막혀”…한국 여자배구, VNL 개막전 완패→잔류 경고등

플로어에는 육서영이 7득점으로 분투했으나, 독일의 집단 블로킹과 압박 속에서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반면 독일의 카밀라 바이첼이 혼자 16득점(블로킹 8개)으로 활약했고, 마리 쇨첼도 13득점(블로킹 6개)을 보태며 높이의 힘을 과시했다. 한국팀의 공격 득점은 31-34로 근소했지만, 네트를 넘기무섭게 되돌아오는 독일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경기 후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은 “블로킹에서의 열세가 뼈아팠다”며 깊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SNS와 온라인 팬들 사이에는 “역시 높이에서 차이가 뚜렷하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초반 긴장감은 점차 답답함으로 바뀌었고, 선수들의 표정에도 숙제가 짙게 남았다.

 

이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하루 만에 세계랭킹 1위 이탈리아와 다시 맞선다. 잔류라는 현실적 목표 속에서 남은 3~4승의 가능성마저 험난해진 순간. 강호들과의 연전은 긴 숨 고르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관중석 일부에서는 씁쓸한 격려의 박수가 이어졌고, 오랜 시간 변함없는 팬들의 응원이 선수단의 무거운 어깨를 토닥였다.

 

홀로 코트에 남아 묵묵히 네트를 바라본 선수의 시선, 한때 환호로 가득했던 경기장의 소음 위로 번지는 깊은 정적. 내일은 또 다른 싸움이 기다린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잔류를 향한 여정은 6일 펼쳐질 VNL 2차전 이탈리아전에서 다시 이어진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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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배구#독일#페르난도모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