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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말 운명 가른 적시타”…이호준, 롯데 극적 한 방→3위 굳히기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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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말 운명 가른 적시타”…이호준, 롯데 극적 한 방→3위 굳히기 서사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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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11회, 사직구장 관중석에 번진 정적은 단숨에 환호로 바뀌었다. 승부는 쉽게 갈리지 않았고, 숨 막힌 긴장 끝에 이호준의 방망이가 1루수 옆을 파고든 그 순간,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오랜 기다림을 보상받았다. 타구가 우익선상으로 빠져나가던 찰나, 팀의 3위 굳히기는 이호준의 손끝에서 밝게 타올랐다.

 

신한 SOL 뱅크 KBO리그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은 엎치락뒤치락 긴박함으로 가득했다. 롯데는 1회 박찬형의 볼넷과 빅터 레이예스의 안타, 이어진 전준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기록했다. 두산도 2회 1사 만루에서 정수빈의 내야 땅볼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곧바로 전민재의 희생플라이와 박찬형의 내야안타가 이어지며 롯데가 다시 3-1로 앞서기 시작했다.

“연장 11회 끝내기 적시타”…이호준, 롯데 역전승 견인하며 3위 수성 / 연합뉴스
“연장 11회 끝내기 적시타”…이호준, 롯데 역전승 견인하며 3위 수성 / 연합뉴스

하지만 경기는 중반부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두산은 3회부터 8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음에도 결정타를 만들지 못했고, 롯데 역시 추가 점수를 내지 못한 채 9회로 돌입했다. 롯데의 마무리 김원중이 어깨 불편으로 결장하면서 최준용이 8회와 9회를 책임졌다.

 

9회초, 두산이 마침내 승부를 흔들었다. 2사 1루에서 대타 추재현의 볼넷과 강승호의 8구 승부 끝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강승호의 도루와 이유찬의 역전 적시타로 두산이 4-3으로 앞섰다. 그러나 롯데는 9회말 한태양의 볼넷, 희생 번트, 폭투와 상대 수비실책을 묶어 4-4를 만들었다. 이호준의 1루수 땅볼이 홈 송구 실책을 이끌어 냈고, 균형은 다시 맞춰졌다.

 

기어이 경기는 연장 11회로 접어들었다. 롯데는 정훈의 안타와 대타 최항의 볼넷으로 끝내기 기회를 만들었고, 1사 1, 2루에서 이호준이 박치국의 3구째를 정확하게 걷어내며 한 방에 경기를 결정지었다. 타구는 1루수 옆을 지나 우익선상으로 굴러,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자 사직구장은 순간적으로 환호의 물결로 넘쳤다.

 

이날 롯데는 치열한 접전 끝에 시즌 47승째를 올리며,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지켜낸 점이 향후 순위 경쟁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편 롯데는 김원중의 공백 속에서도 투수진의 분투와 집념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연장 끝내기의 주인공이 된 이호준의 미소에서, 팬들은 다시 한번 7월 여름야구의 짜릿한 설렘을 느꼈다. 구장을 메운 관중들의 기립 박수는 오늘의 승부를 소리없이 응원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여세를 몰아 다음 일정에서도 상위권 추격을 이어갈 예정이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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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롯데자이언츠#두산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