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연속 본선 신화”…손흥민, 쿠웨이트전 팬 감사인사→월드컵 대업 자축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붉은 물결로 일렁이던 6월의 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거대한 역사와 함성이 하나가 됐다. 환희와 긴장, 그리고 무수한 카메라 플래시가 교차하던 그 순간, 손흥민은 천천히 관중석을 바라보고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과 오현규의 활약에 경기장의 분위기는 최고조로 치달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의 마지막 경기. 4만여 명의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쿠웨이트를 상대로 4-0 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밀어붙인 대표팀은 이강인의 섬세한 패스와 오현규의 활발한 움직임에 힘입어 경기의 흐름을 빠르게 장악했다. 전반 11분, 붉은색 카드섹션과 'WE 대한' 응원 문구가 관중석을 수놓으며 선수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특히 이강인은 날카롭고 창의적인 발끝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오현규는 공간을 열며 상대 수비진에 끊임없는 부담을 안겼다. 대표팀의 전방 압박은 쿠웨이트 수비를 흔들었고, 결국 네 골이 터지며 객관적 전력에서도 우위를 입증했다. 박지성과 절친한 전 프랑스 국가대표 파트리스 에브라도 현장을 찾아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관중 수는 4만1천911명. 최근 대표팀의 기복 있는 경기력과 손흥민의 엔트리 제외 우려 등으로 흥행은 평소보다 다소 소박했으나, 경기 끝 무렵 팬들은 아낌없는 환호로 태극전사들을 맞이했다. 손흥민은 "앞으로 1년 더 잘 준비해서 팬들께 기쁨을 드리겠다"며 마음을 전했고, 이강인 역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번 월드컵 11연속 본선 진출은 이미 이라크 원정에서 거둔 승리로 이룬 세계적인 기록이다. 전통의 축구 강국들도 이루지 못한 한국축구의 성취. 짙은 밤을 물들인 경기장에는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새로운 각오와 기대가 함께 스며들었다.
하루의 끝, 조용히 남는 여운은 열두 번째 신화를 향한 각오에 있다. 팬들이 보낸 응원의 물결, 선수들의 땀방울과 서로의 격려는 이 시대를 사는 모두에게 오래 각인될 여정의 일부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다음 도전은 1년 뒤 월드컵 본선을 향해 이어진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이들의 준비 과정과 솔직한 순간들은 밤 10시 25분,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