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진수함 침수 사태에 풍선 매달아 인양 시도”…김정은 질타→조선소 대대적 문책
북한 청진조선소 해안에서 건조 중이던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이 진수 과정에서 좌초한 뒤, 이 거대한 선체를 띄우기 위해 다수의 풍선 장치를 활용하는 장면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했던 진수식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북한 당국의 긴장과 문책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은 지난 21일 공개 진수식에서 시작됐다. 새로 건조된 구축함이 해수면에 진입하면서 균형을 잃고 급격히 기울더니, 곧 침수가 진행되면서 선체 일부가 파손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진수 현장을 지켜보며 이 사태를 “중대 사고이자 범죄적 행위”로 규정했고, “6월 내 복구”를 현장에서 직접 지시했다. 이후 조선소 지배인 등 책임자들이 구속되며, 당기관 조직 단속도 강화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며칠 뒤 미국 해군분석센터 분석가 데커 에벌레스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수면 아래로 내려앉은 구축함이 파란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고, 상공에는 타원형 흰 물체들이 그림자를 드리운 모습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형 풍선 유사 구조물을 배치해 선체를 띄우려는 시도”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우리 군 역시 풍선 형태의 구조물이 설치된 정황을 동시 확인하며 세부 분석에 착수했다. 역사상 대형 선박 인양에 풍선을 사용하는 것이 전례 드물다는 점에서, 북한의 절박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침몰 구축함의 복구 전망에 대해서 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침수된 구역을 배수하고, 선체 균형을 회복하는 데 2~3일, 외벽 등 손상 부위를 복원하는 데 10여 일이 필요하다고 예측한다. 내부 실무자와 간부들이 줄줄이 문책 당하는 상황에서, 현장에는 당국의 성과 압박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과연 북한이 제한된 자원과 기술력 하에서 짧은 시일 안에 복구를 완수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도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북한 내부의 조직 관리, 기술 체계의 허점뿐 아니라,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성과 압박’이 구조적으로 반복된다는 뼈아픈 현실을 드러냈다. 인양 과정에서 또 다른 위험이나 손실이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와 사후 조치 역시 새로운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대형 사고 앞에서 드러나는 북한식 위기 대응과 통제의 민낯이, 다시 한 번 무거운 질문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