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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일 만의 선발 복귀”…손흥민, 애스턴빌라전 풀타임 근접→토트넘 21패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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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일 만의 선발 복귀”…손흥민, 애스턴빌라전 풀타임 근접→토트넘 21패 수모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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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걷어내던 5월의 빌라파크, 손흥민이 부상 재활을 딛고 다시 초록 잔디 위로 걸어 들어갔다. 마치 모든 시선이 그를 따라 움직이는 듯, 손흥민의 발끝마다 조심스러운 응원이 얹혔다. 그 긴 공백을 지나 다시금 11번 유니폼 위에 뜨는 하얀 김이, 선수와 팬 모두에게 복귀의 의미를 새기는 순간이었다.

 

17일 새벽, 영국 버밍엄에서 치러진 2024-2025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맞대결에서 손흥민은 토트넘의 왼쪽 공격수로 7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4월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36일 만에 복귀한 그는, 재활을 끝내고 처음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전반 15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하며 팬들의 심장을 한껏 뛰게 했으나, 공은 골대를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36일 만의 선발 복귀”…손흥민, 애스턴빌라전 풀타임 근접→토트넘 21패 수모 / 연합뉴스
“36일 만의 선발 복귀”…손흥민, 애스턴빌라전 풀타임 근접→토트넘 21패 수모 / 연합뉴스

경기 내내 손흥민은 빠른 움직임과 날카로운 패스로 토트넘의 공격 흐름을 주도했다. 패스 성공률 88%를 기록하며 건강한 몸 상태를 증명했지만, 득점과 어시는 끝내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29분 도미닉 솔란케와 교체될 때, 고요한 박수가 빗속에 잠긴 듯 아쉬운 표정만이 잔디 위에 남았다.

 

하지만 토트넘의 팀 운명은 더욱 깊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애스턴 빌라의 에즈리 콘사가 후반 15분, 이어 부바카르 카마라가 28분에 연이어 골망을 흔드는 동안 토트넘은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0-2 패배와 함께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 그리고 시즌 21패라는 구단 사상 최다 패배 기록을 새겼다.

 

1997-1998시즌 이후 처음으로 승점 38에 머물며, 역대 최저 승점이라는 불명예까지 더해졌다. 반면 애스턴 빌라는 이날 승리로 19승째(승점 66)를 신고하며,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싸움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마지막 휘슬이 울린 후에도, 빌라파크를 둘러싼 침묵 속에서 손흥민의 복귀전은 팬들의 기억 한편에 남았다. 누적된 패배와 바람 앞에 선 팀을 향해, 지친 응원의 노래가 길게 이어졌다. 토트넘과 손흥민은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을 앞두고, 삶과 스포츠가 교차하는 봄밤의 마지막 가능성을 향해 다시 한 번 발걸음을 내딛는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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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토트넘#애스턴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