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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언더파 63타 맹타”…이일희, 선두 질주→12년 만의 우승 도전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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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언더파 63타 맹타”…이일희, 선두 질주→12년 만의 우승 도전 짙어진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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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16번 그린, 담담히 놓인 퍼트가 컵으로 향하자 조용한 탄성이 일었다. 오랜 시련의 시간, 마침내 기다려온 순간을 등진 채 이일희는 또다시 미소를 지었다. 12년 만의 우승을 향한 문이 이번 대회를 통해 한껏 열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1라운드는 7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 시뷰 베이 코스에서 막이 올랐다. 이일희는 첫날 보기 1개만을 묻어둔 채 버디 9개를 몰아치며 8언더파 63타를 기록, 엘리자베스 소콜과 함께 공동 선두로 이름을 올렸다.

“8언더파 63타 맹타”…이일희, 숍라이트 클래식 1R 선두→12년 만의 우승 도전
“8언더파 63타 맹타”…이일희, 숍라이트 클래식 1R 선두→12년 만의 우승 도전

경기 초반부터 이일희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3번 홀부터 5번 홀까지 세 홀 연속 버디를 쓸어담았다. 이어 8번과 9번 홀에서 다시 한 번 연속 버디 행진을 이어가며 전반만에 5타를 아꼈다. 후반 10번 홀 버디에 이어 13번 홀에서 유일한 보기를 남겼지만,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마지막 16번부터 18번까지 세 홀 연속 버디를 적어내며 선두 그룹에 자리했다.

 

이번 선전은 기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일희는 2013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우승 이후 부상과 부진을 오랜 시간 겪었다. 2018년엔 투어 시드까지 잃었고, 최근 몇 년간은 1~3개 대회 출전에 그쳤다. 그런 이일희가 LPGA 투어 개인 통산 200번째 출전이라는 각별한 무대에서 다시 한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경기를 마치고 이일희는 “2019년 어깨 부상 이후 기회가 많지 않았고, 이번 대회가 더욱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성적이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큰 기대보다는 매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조심스레 각오를 전했다.

 

같은 조의 김세영과 주수빈, 이정은도 3언더파 68타로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강혜지와 임진희는 2언더파로 공동 34위에 자리했다.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는 이븐파로 공동 65위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다. 디펜딩 챔피언 린네아 스트룀은 1오버파로 공동 88위에 그쳤다.

 

숍라이트 클래식은 54홀 3라운드의 합산 스코어로 우승자를 가린다. 강한 스타트를 끊은 이일희가 12년 만의 감격을 다시 품을 수 있을지 LPGA 현장 곳곳의 응원과 시선이 모아진다. 2라운드는 같은 장소에서 8일 밤, TV와 현장의 이목 속에 이어진다. 하루를 견디는 페어웨이와 숏게임의 맥박, 그 안에 담긴 복귀의 서사는 잠시 숨을 고르며 조용한 위로가 돼 다가온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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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희#숍라이트클래식#엘리자베스소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