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거부는 권리”…매킬로이, PGA 챔피언십 결단→진심 털어놨다
차분한 표정이었지만, 목소리에는 단단한 의지가 실려 있었다. 로리 매킬로이는 자신이 내렸던 결정의 의미를 설명하는 순간, 취재진은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침묵 끝에 입을 열기로 한 그 날, 모든 이가 주목했다.
로리 매킬로이가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5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RBC 캐나다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두고,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자신의 지난 결정을 해석했다. PGA 챔피언십 기간 내내 쏟아지는 시선 속에서 기자회견장 출입을 거부했던 행보는 많은 의문을 끌어냈다.

매킬로이는 “나중에 후회할 말을 하지 않으려고 아예 기자회견 자리에 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말 한마디로 인해 자신은 물론 동료, 관계자에게까지 불필요한 파장이 미칠까 고민했던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로 그는 최근 페이스 반발력 테스트에서 애용하던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가 탈락한 탓에 예비 드라이버를 사용한 사실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언급했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매킬로이는 “스코티 셰플러의 드라이버 또한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으나, 오직 내 탈락만 뉴스에 오르내렸다”며, “셰플러와 관계자들을 보호하고 싶었고, 쓸데없는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침묵으로 일관한 이면엔 수많은 장면과 감정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그러면서 매킬로이는 “기자회견이 선수 의무로 바뀐다면 따르겠지만, 아직은 강제사항이 아니다. 그렇기에 나 역시 한 명의 선수로서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당당하게 선을 그었다. 선수와 협회, 용품사간 예민한 관계 안에서 결정을 내리는 중심에 본인만의 소신이 자리한 셈이다.
최근 여러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매킬로이는 RBC 캐나다 오픈을 통해 다시 우승 문을 두드린다. 순위와 기록, 다음 시즌 준비까지 영향을 받을 이번 무대에서 매킬로이가 보여줄 변화에 시선이 모인다.
비움의 시간이 지나고, 또 한 번 잔디 위에 서는 누구에게나 각자의 이유가 있다. 경쟁과 침묵, 때론 질문을 거부하는 용기에서 비롯된 선수의 진심이 관중과 시청자에게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다. 이번 로리 매킬로이의 복귀와 도전은 오는 RBC 캐나다 오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