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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환 부산 연극계 한 줄기 서광”...칸에서 무대로→긴 여운 남긴 마지막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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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환 부산 연극계 한 줄기 서광”...칸에서 무대로→긴 여운 남긴 마지막 배웅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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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무대를 지켜온 전성환 배우의 꾸밈없는 미소가 사라지자, 지역 극장은 바람처럼 조용해졌다. 북간도에서 태어나 1·4후퇴 속에 부산에 닿았던 소년은 자라 배우가 되었고, 결국 부산 연극계의 거목이란 수식어를 남겼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킨 전성환의 마지막은 부산 예술가들에게 한 줄기 서광이 머문 듯 깊은 울림을 전했다.

 

1963년 동생인 배우 고 전승환과 함께 극단 전위무대를 창단한 전성환은, 부산 지역 연극계의 신화를 직접 일구어냈다. 수많은 무대에서 진정성을 다해 연기했고, 후배들에게는 언제나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 그가 남긴 발자취는 부산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넘어 전국적인 존경을 얻었으며, 연기라는 예술적 언어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국연극협회, 연합뉴스
한국연극협회, 연합뉴스

‘청풍명월’, ‘조선족 아가씨’, ‘드라마 스페셜-이중주’ 같은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전성환은, 특히 영화 ‘활’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으며 부산 연극배우로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자신의 이름을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각인시켰고, 쉼 없는 노력을 작품마다 스며들게 했다.

 

생전 그는 한국연극협회 부산지회장, 부산시립극단 수석 연출, 예술감독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았다. 2001년 지역 연극인 최초로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한 데 이어, 부산 문화예술대상, 한국연극협회 자랑스런 연극인상 등 수많은 상으로 그의 예술적 삶은 빛을 더했다. 또한 부산 MBC 프로듀서로도 다채로운 이력을 남겼다.

 

전성환의 삶은 한 편의 서정시처럼 담담하고, 강단 있었으며, 무엇보다 후배들과 예술혼의 전통을 잇는 일에 매진했다.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치러질 그의 마지막 길에, 부산 무대와 관객들은 깊은 헌정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발인은 3일 오전 9시로 예정됐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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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환#한국연극협회#부산연극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