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마가 흔든 새 판”…한국도로공사, 여자부 최강 도전→감독들 호평 쏟아졌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침 공기엔 이국의 설렘과 긴장이 묻어 있었다. 2025년 V리그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현장, 구단 관계자들은 서로의 지명 카드를 읽으려는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 가장 굵직한 이름, 모마가 울린 순간 팬들의 가슴에도 조용한 여운이 남았다.
올해 드래프트에서 한국도로공사가 1라운드에서 낙점한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는 이미 V리그 무대에서 파워와 기량을 입증받은 존재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모마를 영입한 도공이야말로 확실한 우승 후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보다 약화된 전력으로 평가됐지만, 모마의 합류로 공격과 경험에서 큰 반전을 노리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1순위 지명권을 쥐었음에도 지난 시즌 활약했던 댄착 빅토리아와 재계약하는 쪽을 택했다. 김호철 감독은 "빅토리아는 검증된 선수이기 때문에 다시 호흡을 맞추는 데 자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역시 빅토리아와 모마가 속한 두 팀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으며, "모마로 인해 도로공사의 전력은 한층 무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올해는 각 선수의 기량차가 너무 크지 않아 선택이 힘들었다. 시작부터 모마에 대해 좋은 예감을 갖고 있었다"며, "공격뿐 아니라, 수비 보강을 위한 준비도 병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임명옥 리베로의 공백 또한 백업 플랜으로 메울 계획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사실상의 1순위로 미국 출신 조 웨더링턴을 선택하며 블로킹과 파워, 팔 길이라는 객관적 지표를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아웃사이드 히터 카리 가이스버거를, 정관장은 이탈리아 리그 득점왕 엘리사 자네티를 각각 지명하면서 신장, 경력, 감각 등 다양한 전력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흥국생명 또한 미국 국적의 레베카 라셈을 택하며 성장 가능성과 팀플레이 적응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날 드래프트는 여자부 전력 판도에 미묘한 변화를 예고했다. 각 팀의 기대와 고민이 교차하는 가운데, 팬들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보여줄 시즌의 이야기에 설레는 눈길을 보냈다.
화창했던 이스탄불의 낮 끝자락, 구단 임직원과 관중 모두가 떠올린 질문은 같다. 과연 모마가 흔드는 새 판에서 누가 먼저 미소를 지을까. 2025-2026시즌 여자부 V리그는 각 팀이 촘촘히 빚어낸 퍼즐 속에서 다시 시작된다. 이 숨 가쁜 경쟁은 올 가을 첫 경기와 함께 팬들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