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재출석, 방어권 행사 강조”…김건희 연루 의혹 수사, 특검 강제 조사 돌입
김건희 여사와 최측근 간의 주가조작 및 재판청탁 의혹을 둘러싸고 수사와 반박이 맞붙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주포이자 김 여사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재차 소환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른 아침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서 치러진 이번 소환에 추후 여론의 파장이 주목된다.
이종호 전 대표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와 관련, "변호인 부재로 진술에 제한을 두겠다"고 밝혔으며, 주요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은 채 출입구로 향했다. 이 전 대표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이정필 씨로부터 수차례 금품을 받고 재판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이정필 씨의 진술이 거짓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특검이 이정필의 진술만 듣고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향후 변호인 입회 하에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이종호 전 대표에 대한 특검 수사가 김건희 여사와 연관된 삼부토건 주가조작, 그리고 임성근·조병노 전직 판사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까지 확대되는, 특검의 본격적인 방향 전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미 지난 21일 1차 소환 조사에 나섰으나, 22일 재출석 요구엔 불응했다가 반복된 요구 끝에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변호인 없이 출석하게 된 배경으로 "변호사가 휴가 중이어서 29일로 미뤄줄 것을 요청했지만 특검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인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이사도 이날 소환해 첫 조사를 벌였다. 두 사람은 2023년 5월부터 6월까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명분 삼아 투자자들을 기망하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워 369억 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성옥 전 회장에 대해서는 영장 재청구가 예정돼 있으며, 도주한 상태인 이기훈 부회장에 대해서도 전날 체포영장이 발부돼 수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성옥 전 회장의 아들 조원일 씨도 라임 펀드 사건으로 홍성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중, 특검 요청에 따라 서울남부구치소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이종호 전 대표에게 서울구치소 수감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도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특검팀과 핵심 피의자 간 조사는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의 정점으로 옮아가고 있다. 정치권은 특검의 향후 소환 및 조사 성과에 따라 김 여사 관련 수사의 방향성과 여론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정필 씨 진술에 대한 반박자료 제출 등을 참고해 후속 조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