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을 넘어선 마무리”…오승환, 일구대상 수상→영구결번 예우
쏟아지는 박수 속에서 또 한 번의 전설이 완성됐다. 오승환이 프로야구 OB 모임 일구회가 주는 일구대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미·일을 아우른 549세이브, 그리고 오랜 시간 마무리 투수로 굳건히 버틴 서사의 무게는 수치와 언어를 넘어선다는 여운을 남겼다.
오승환은 2005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해 후반기부터 마운드를 책임지며 16세이브를 수확했고, 2006년과 2011년에는 47세이브씩을 올리며 KBO 리그 마무리 투수 역사를 새로 썼다. KBO리그 통산 737경기 803⅓이닝에서 44승 33패 427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2.32라는 기록은 ‘끝판왕’이라는 별칭을 더욱 견고하게 해 주었다.

국제 무대에서도 오승환의 존재감은 빛났다. 일본 한신 타이거스에서 80세이브, 메이저리그 시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토론토 블루제이스·콜로라도 로키스 등에서 42세이브를 추가하는 등, 한·미·일 통산 세이브 기록이 549에 달한다. 대표팀에서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3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의 순간마다 마운드 한가운데에 섰다.
오승환이 남긴 기록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그는 잠실과 대전에서 은퇴 투어 일정을 소화했으며, 광주·대구·창원·잠실·수원·부산·고척에서 팬들과 마지막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그의 등번호 21번을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은 구단 4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경쟁과 헌신, 그리고 성장으로 이어진 시간 앞에서, 오승환은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국 야구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일구상 시상식은 12월 10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다. 쌓여온 숫자의 의미와 그 뒤에 감춰진 시간의 무게를, 팬들은 오랜 여운 속에 떠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