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건설업 연체 2,302억”…지방 부동산 침체에 6개월 만에 두 배 급증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의 건설업 연체 대출이 2,302억 원으로 집계되며, 작년 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방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업체 건전성 악화가 은행 건설업 대출의 연체 증가세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건설 경기 부진이 전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공개한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대 은행 건설업 연체 대출 합계는 2,30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1,116억 원에서 1,186억 원(106.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 1,272억 원과 비교해도 80% 넘게 늘었다. 모든 은행에서 연체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NH농협은행은 267억 원에서 850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었고, KB국민은행은 222억 원에서 482억 원, 신한은행은 224억 원에서 334억 원, 하나은행은 216억 원에서 303억 원, 우리은행은 187억 원에서 333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부동산업(매매·임대·개발·관리 등) 연체 대출도 꾸준히 늘어, 5대 은행 기준 올해 상반기 말 6,211억 원까지 확대됐다. 반면 전체 연체 대출은 오히려 감소세가 나타나, 올해 상반기 말 8조2,806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8%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증가와 수요 위축 등으로 인해 건설업 차주들의 연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원자재, 인건비 상승 역시 건설업 대출 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6월 28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가 연간 8.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5월 전망치(-6.1%)보다 2.2%포인트 추가 하락한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건설투자 증가율이 0만 돼도 올해 성장률이 2.1%가 될 정도로 건설 경기가 국내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에도 건설업 대출 연체가 추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당국은 부동산·건설업 경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연체 확산 방지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은 건설·부동산 지표 흐름에 좌우될 전망이다.